▲ 세계 각국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대체하고 풍력발전 설비를 확장하면서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수요는 2020년 11.9만 톤에서 2050년 75.3만 톤으로 6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기계신문] 산업과 일상의 전 영역에서 전기동력화(Electrification)가 가속화되면서 모터와 발전기의 핵심부품인 희토류 영구자석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960년대 발명된 사마륨코발트(SmCo) 자석에 이어 1980년대 네오디뮴(NeFeB) 영구자석이 개발되면서 희토류를 이용한 영구자석은 기존 자석을 빠르게 대체했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페라이트 자석의 약 5~12배에 달하는 강한 자력을 지녀 각종 전자제품, 로봇 등 첨단산업, 방위산업 등에서 경량화·효율화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1일 발표한 ‘희토류 영구자석의 공급망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대체하고 풍력발전 설비를 확장하면서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수요는 2020년 11.9만 톤에서 2050년 75.3만 톤으로 6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 (좌) 영구자석 수요전망(2020~2050) 및 (우) 영구자석 응용분야의 변화(2020~2050)

이처럼 영구자석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급의 확대 여부는 불확실하다. 중국은 영구자석 공급망의 각 단계에서 안정적인 원료 확보는 물론 장기간에 걸친 투자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네오디뮴 영구자석 시장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네오디뮴 영구자석이 고온에서도 자기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디스프로슘(Dy), 터븀(Tb) 등 중희토류(Heavy rare earth)의 첨가가 필수적인데, 중희토류는 전량 중국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의 생산량 규제, 수출허가 품목 지정 등을 통해 희토류에 대한 국가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기술을 수출금지 대상 목록에 포함시키는 등 희토류와 영구자석을 전략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국에 편중된 희토류 영구자석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2022년 중국 수출금지, 제한기술 목록 개정안의 희토류 관련 주요 추가항목

희토류 영구자석이 경제적으로는 물론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한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들은 대중국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의 4대 핵심품목(배터리, 반도체, 핵심광물, 의약품) 공급망 검토 행정명령 이후 국방물자생산법(DPA)에 근거한 자금 지원을 통해 희토류 제련시설과 중희토류 분리시설을 자국 내에 구축하고 있다.

EU 또한 영구자석 및 희토류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유럽 핵심광물 협의회를 결성하여 영구자석의 역내 제조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희토류 영구자석의 공급망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자국 내에서 희토류가 생산되지 않는다는 약점을 강한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일본은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최초로 개발한 국가이며, 관련 특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영구자석 시장에서 확고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 (좌) 국가별 특허 출원건수(2001~2021) 및 (우) 기업별 특허 출원건수(2001~2021)

일본은 지난 2021년까지 중국을 제외한 세계 10대 영구자석 교역국 중 유일하게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은 국가이며, 대중국 수입의존도는 31.1%로 미국(76.8%), EU(90.0%)의 절반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의 필리핀 및 베트남으로부터의 영구자석 수입 또한 자국 기업으로부터의 수입인 것으로 나타나 생산거점의 다각화도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전기차 수출 증가로 2022년 우리나라의 영구자석 수입액은 전년(3억 8천만 달러) 대비 67.3%가 증가한 6억 4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영구자석의 대부분을 중간재 형태로 수입하여 절단·가공·표면처리 등 후공정을 시행하고 있으며, 영구자석 수입 비중은 중국이 87.9%로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좌) 우리나라 대중국 영구자석 수입액 및 비중 및 (우) 우리나라 중국 외 영구자석 수입국 비중 *HS850511, HS850519를 합산

최근 영구자석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우리나라도 국내에 독자적인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의 R&D 지원을 통해 신자성소재, 희토류 대체 및 저감 영구자석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보고서는 희토류 영구자석의 안정적인 확보는 전기차 등 첨단 산업과 친환경에너지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단기 및 중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먼저 희토류 영구자석 공급망의 각 단계별로 기술우위 확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희토류의 제련 및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친환경 제련 기술 확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 네오디뮴 소결 자석의 제조공정

또한 원료가 되는 희토류의 공급처 다각화를 위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 외 지역의 희토류 광산은 대부분 아직 개발 단계에 있어 우리 기업의 투자 및 정보 획득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범정부적 지원과 민관 협력을 통해 해외 공급선 정보를 발굴하는 한편, 수입처를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행정 및 자금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또한 희토류의 대체·저감기술에 대한 투자는 물론 신자성소재를 개발하는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영구자석 관련 기술을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상의 신성장·원천기술 분야로 지정하여 기업들의 R&D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국무역협회 박가현 연구위원은 “희토류 영구자석의 안정적 공급은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등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희토류와 관련된 기술우위 확보, 대체·저감기술 개발, 재활용 활성화 등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해외 광물자원 확보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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