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건국대학교와 함께 ‘펄스레이저’를 활용한 친환경 물리공정으로 저비용·고효율의 수소생성 촉매를 제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원통 구조의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펄스레이저를 쏘아 수소생성 촉매를 제조하고 있다.

[기계신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이 건국대학교와 함께 ‘펄스레이저(Pulsed laser)’를 활용한 친환경 물리공정으로 저비용·고효율의 수소생성 촉매를 제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환경에 유해한 화학공정 없이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펄스 레이저를 쏘아 탄소 이외의 이종원소를 단일원자 형태로 첨가해 촉매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때 탄소나노튜브란 탄소 원자가 둥글게 원통형으로 말려 있는 나선형 구조의 물질로, 전기적·기계적 특성이 우수하고 제조가 용이해 소재산업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이 기술은 2020년 9월 펄스 레이저를 이용해 탄소나노튜브에서 그래핀 양자점을 제작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데 이은 후속 성과다.

수소생성 촉매는 물을 전기분해해 친환경적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시스템’에서 수소 생산의 효율과 단가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그런데 현재 개발된 수전해 시스템에서는 일반적으로 백금(Pt), 루세늄(Ru)과 같은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가가 높아져 상용화에 난항을 겪어왔다.

그 대안으로, 우수한 전기전도도를 갖는 ‘탄소 소재’에 수소생성 촉매 특성이 우수한 코발트(Co), 니켈(Ni), 철(Fe) 등의 이종원소를 단일원자 형태로 첨가해 수전해 특성을 향상시키는 신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단일원자가 첨가된 촉매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2차 열처리 및 화학공정이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에 공정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농도 촉매 제조에도 공정상의 어려움이 많았다.

생기원 기능성소재부품연구그룹 김강민 박사와 건국대학교 미래에너지공학과 한혁수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지난 9월 규명했던 메커니즘 원리를 이용해 ‘펄스레이저의 에너지 밀도에 따른 탄소소재의 형상 제어’ 연구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수소생성 촉매 제조에 적용했다.

▲ (사진 좌측부터) 생기원 김강민 박사, 건국대학교 한혁수 교수, 생기원 강석현 포스트 닥터

펄스레이저 공정은 화학첨가물이 불필요한 물리공정이기 때문에 기존 화학공정에 비해 친환경적으로 나노소재를 제작할 수 있고 반응속도도 빨라 공정시간 단축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펄스 레이저가 탄소나노튜브에 조사될 때 고온·고압이 순간적으로 형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에서 탄소나노튜브 표면 전반에 단일원자들이 고르게 침투하는 현상을 활용, 고농도의 코발트(Co), 인(P) 단일원자 촉매 제작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세계 최초로 펄스레이저를 활용해 이종원소를 단일원자 형태로 고전도성 탄소소재에 도핑(Doping)하는 물리적 공정기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실제 실험결과, 개발된 촉매는 기존 화학공정으로 제조된 단일원자 촉매 대비 도핑 밀도가 약 5.5배의 고농도까지 향상되었으며, 기존 귀금속 촉매와 비교해도 수소생산 효율이 약 7%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상용화될 경우, 기존 화학공정보다 공정시간이 80% 가량 단축되고 촉매 제작비용도 5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강민 박사는 “생기원 대표기술 ‘키-테크(Key-Tech)’ 성과 중 하나로 수소생성 촉매 제조에도 펄스레이저 공정이 유효하며, 그 상용화 가능성까지 입증한 사례”라면서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의 발판이 되어 그린뉴딜과 2050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월 나노소재 분야 국제저널 ‘ACS nano’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 과제 지원을 받아 2020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2년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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