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천체망원경이나 세포측정 분야에도 활용

▲ 유효직경 160 mm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 냉각형 고속변형 반사경

국내 연구진이 레이저 무기를 가동할 때 나오는 뜨거운 열에도 변형되지 않으면서 무기의 타격 정확도까지 높일 수 있는 반사경을 개발하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우주광학센터 연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공주대학교와 함께 실리콘 카바이드(SiC) 소재로 만든 유효직경 160 mm 냉각형 고속변형 반사경 국산화에 성공하였다.

이 반사경은 내부에 냉각장치가 존재하고 구동기(액츄에이터)를 후면에 장착하여 미세하지만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냉각형 고속변형 반사경’으로 불린다.


현재 세계 각국은 적의 미사일이나 감시용 드론을 격추시키는 용도로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다. 레이저 무기는 공진장치에서 나온 레이저가 반사경을 통하여 제어 발사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열이 발생하여 반사경이 변형을 일으키거나 대기의 흔들림으로 인하여 레이저가 정확히 목표물을 타격하는데 방해가 된다.

KRISS 연구팀이 개발한 반사경은 열 배출이 탁월한 SiC 신소재로 만들어졌고 내부에 냉각수로가 있어 거울 표면에 40 kW(킬로와트)급의 고출력 레이저가 조사되더라도 열 변형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137개의 구동기를 장착하여 500 Hz(헤르츠) 이상의 속도로 거울 표면을 대기의 흔들림을 보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함으로써 레이저 무기의 초점이 대기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하고 날씨 변화가 심한 지역은 고출력 레이저 무기 사용을 위하여 반드시 국내 대기 정보가 반영된 냉각형 고속변형 반사경이 필요하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레이저 무기 외에도 대형 천체망원경이나 우주감시망원경의 적응광학계(adaptive optics)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대기의 떨림으로 인하여 흔들린 별빛이 흔들림을 보상해주는 반사경을 거치면서 원상 복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반사경의 냉각성능 테스트

KRISS 이혁교 박사는 “레이저 무기에 들어가는 반사경은 군사적 사항이라 그동안 외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통해 반사경을 국산화함으로써 국방, 우주, 천문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KRISS 김학용 박사는 “향후 고속변형 반사경을 축소화시켜 그동안 유체의 흔들림 때문에 측정하기 어려웠던 세포측정에 활용하는 등 바이오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