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 고용은 코로나19 시기에 단기적인 생산충격이 고용하락으로 전파되는 정도를 완충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장시간 근로를 통해 중상위 노동소득을 얻을 수 있는 중산층 일자리를 제공하는 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신문] 제조업에서 확인되고 있는 ‘고용 없는 성장’은 생산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고용이 장기적으로 정체 혹은 하락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제조업 고용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배경에서 단순히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포기하고 서비스업 일자리를 중심의 고용 창출을 도모하기 이전에, 제조업 일자리가 가진 고유의 장점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제조업 고용의 특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유망업종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고용은 코로나19 시기에 단기적인 생산충격이 고용하락으로 전파되는 정도를 완충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장시간 근로를 통해 중상위 노동소득을 얻을 수 있는 중산층 일자리를 제공하는 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제조업 고용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세부업종이 무엇인지를 살펴봄으로써 부가가치 중심, 수출 주력, 기술우위 제조업과는 독립적인 ‘일자리 제조업’을 제시하고 있다.

2020년 2월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우리나라 생산지수는 제조업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제조업과 광업을 포괄하는 광공업 생산지수는 2020년 3월에서 5월 사이 109.9에서 95.6으로 13%p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20년 1월에서 3월 사이 110에서 101.8로 7.5%p 하락에 그쳤다.

▲ 코로나19로 인한 광공업 및 서비스업의 생산지수 변화 *자료 : 통계청 KOSIS, 전 산업 생산지수, 2013.1~2021.2. (2015년 = 100 기준)
▲ 코로나19로 인한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실질 GDP 변화 *자료 : 통계청 KOSIS, 국민계정, 실질 분기 GDP, 2013.1q~2021.1q (2019년 3분기 = 0 기준)

GDP로 확인한 코로나19의 생산충격 또한 제조업에 더 크게 발생했다. 제조업은 2019년 4분기 실질 GDP 125조원에서 2020년 2분기 113조원으로 12조원(9.6%p)의 생산 감소 폭을 보였으나, 서비스업은 2019년 4분기 265조원에서 2020년 2분기 256조원으로 9조원(3.4%p)의 생산 감소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은 제조업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생산 충격은 제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쳤으나, 고용 충격은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자 수 기준으로, 코로나19 시기 동안 제조업 고용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서비스업의 고용은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고용보험통계의 피보험자 수 기준으로도, 제조업의 고용은 2019년 12월에서 2020년 8월까지 5만 명(1.5%p) 정도 하락하였다가 회복하였으나, 서비스업 고용은 2020년 4월과 2021년 1월 25만명(2.6%p)의 고용증가 폭이 하락했다.

▲ 코로나19로 인한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 변화 *자료 : 통계청 KOSIS,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수, 전년동월비, 2013.1~2021.5

제조업 고용은 장시간 근로를 통해 중상위 소득을 벌 수 있는 중산층 일자리에 해당한다. 서비스업 일자리가 ‘전기가스업’, ‘금융업’, ‘정보통신업’과 같은 고소득 전문직과 ‘사업시설관리’, ‘개인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과 같은 저소득 일자리로 양분된 반면, 제조업은 중소득 블루칼라 일자리를 대량으로 제공한다.

제조업 일자리는 20~30대의 청년노동자에게 금융업 다음으로 높은 노동소득을 제공한다. 다른 산업이 학력·경력·전문성 등으로 인한 높은 임금률(시급)을 바탕으로 고소득을 취득하는 것과 달리,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더 긴 근무시간을 바탕으로 중간수준의 소득을 취득하는 특징이 있다.

▲ 산업 대분류별 근로시간과 월급 *자료 : 통계청 KOSIS, 사업체 노동력조사 (1인 이상 사업체 전체), 2020
▲ 산업 대분류 및 노동자 연령대별 평균 노동소득 *자료 : 통계청 KOSIS, 일자리 행정통계, 2019 (세로축 단위 : 만원/월)
▲ 제조업 내 고용증가 세부업종 *자료 :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통합분석시스템(EIS), 2007.1~2021.4 피보험자 수(만 명) *주 : 시계방향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순서(전자부터 일차·이차전지까지)와 수출비중이 미미한 산업에 대해 부가가치 비중이 높은 순서(전기부터 가구·기타·수리까지)로 나열함. 장기적인 고용 순증가를 비교하면, ‘일자리 제조업’이 수출제조업 중에도 있지만 수출과 무관한 제조업에도 다수 존재함을 알 수 있음

보고서는 제조업의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할 경우 수출주력 제조업 혹은 신산업과는 독립적인 축인 ‘일자리 제조업’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였다.

바이오헬스는 양질의 고용 창출이 기대되는 BIG3 신산업으로, 아직 고용 순증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꾸준하고 가파른 고용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성장동력화를 통한 질 좋은 민간 일자리의 대량 확보가 가능하다.

수출 주력산업 중 화학, 일반기계, 식료품 제조업은 양질의 고용 창출이 기대되는 산업이다. 화학과 일반기계는 고용 순창출 양이 충분히 많을 뿐 아니라 제조업 내에서도 상위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에 해당한다. 식료품 제조업은 임금이 낮으나 대량의 고용 확대가 가능할 것이며, 특히 고령층의 고용 창출이 가능한 업종이므로 정책적인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비주력 산업 중 전기, 금속가공, 고무·플라스틱, 특수기계 제조업은 대량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 해당 업종은 제조업 평균 정도의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로, 일자리 확대 시 분배개선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길은선 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일자리 제조업으로는 소재·부품·장비 제조업, 바이오헬스, 식료품 제조업을 들 수 있다”며 “특히 소재·부품·장비 일자리와 레드바이오 일자리는 중상위 소득을 제공하므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당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 일자리 창출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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