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지난 7월 13일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연구성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2년간 소부장 관련 분야에 대한 KRISS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고의 ‘측정표준’ 기술로 우리나라 기업체 개발 기술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KRISS는 ▲원천기술 개발 ▲불화수소를 포함한 반도체용 가스소재 국산화 ▲연구장비 인력양성까지 말 그대로 소부장 전반을 아우르는 A-Z를 실현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60% 이상 공정에서 사용되는 진공 장비는 오염 입자 제거에 직결되기 때문에 반도체 불량률을 낮추는 핵심적인 요소다. KRISS는 1999년부터 시작한 진공기술기반구축사업을 통해 진공측정 평가시스템을 마련, 산업체의 수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관련 문제를 해결해 왔다.

그 가운데서도 2020년 ‘반도체 물성측정 공정진단’ 분야 국가연구실(N-LAB)에 지정된 반도체측정장비팀의 핵심 업무는 ▲기업체에서 운용되는 장비의 핵심부품에 대한 성능검증 및 평가 ▲측정기술 및 장비 개발로 크게 두 가지다.

KRISS 반도체측정장비팀은 2019년 수출규제 문제가 발생한 이후 외산 장비와 국산 장비의 성능 비교 등을 수행해 국산 장비의 성능이 뛰어남을 증명하고, 국산 장비 사용을 장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저진공펌프, 플라즈마‧온도‧불순물 등 공정 환경에 대한 모니터링 등 연평균 100건 이상의 성능평가를 수행하고,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부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반도체측정장비팀은 지난 5월에는 플라즈마 변수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밀도측정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이는 웨이퍼 공정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플라즈마 밀도값 및 균일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측정불확도 2% 이내로 세계최고 수준이다.

향후 반도체측정장비팀은 기기에 센서가 내장된 ‘지능형 식각공정 장비’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며, 외산에 독점화된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기술혁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측정장비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불화수소를 포함한 반도체용 가스의 소재 국산화에는 KRISS 가스분석표준그룹의 기술력이 빛을 발했다. 생산 능력은 갖췄지만, 제품의 품질을 검증하는 문제가 걸림돌이었던 국내 기업에 KRISS가 시의적절하게 애로사항을 해결해준 것이다.

일본 수출규제의 핵심 품목이었던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회로를 깎거나 세정에 쓰이는 핵심소재다. 10 나노미터(nm) 이하의 정밀회로 제작일수록 정확도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99.9999% 이상의 초고순도가 필수다.

고순도 가스의 순도분석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고순도 가스 순도를 직접 측정하는 법과, 가스에 포함된 불순물을 분석해 이를 빼는 간접적인 방법이다. 주된 측정 대상은 불순물이 많이 섞인 소재이기 때문에, 100에서 불순물 성분을 빼서 값을 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서 각종 불순물 가스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와 인력, 기술력이 필요하며 국내에서는 KRISS가 유일하게 모든 가스분석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KRISS는 세계 최상위권 수준의 가스분석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불순물 분석에 필요한 가스인증표준물질인 표준가스를 자체 개발하고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RISS 가스분석표준그룹은 반도체산업에 대한 다양한 품질평가와 기술 분석을 제공한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하는 가스 분석장비의 성능평가, 프리커서의 물성 분석, 진공펌프 배관의 막힘 등과 같은 공정상 애로사항 자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장비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중 하나이며, 우수기술이 소부장 전체영역으로 확산‧응용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기반산업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산 연구장비의 인지도 및 활용도가 낮고 국내 연구장비 기업들은 R&D 인력, 특히 SW개발 전문인력 등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KRISS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국산연구장비의 활용도 제고 및 성능고도화를 위해 ▲국산연구장비활용랩 ▲오픈 이노베이션랩을 운영하고, 연구장비 분야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연구장비 SW개발 교육 ▲‘KRISS-연세대학교 학연교수(KRISS-YU 융합반도체 협동과정)’ 제도를 신설했으며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RISS는 국산연구장비에 대한 연구자들의 인식개선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난 1월부터 ‘국산연구장비활용랩’을 개소해 운영 중이다. 국내 중소기업과 연구자들을 위해 무상으로 국산연구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KRISS의 측정표준기술 및 첨단장비개발기술을 활용해 유망 국산 연구장비의 성능평가 및 성능개선 프로그램도 연계할 계획이다.

7월부터 국산연구장비활용랩을 확장 이전해 국산연구장비를 추가하고 지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 연구장비 성능평가 및 성능개선 사업을 통해 국산연구장비의 성능을 평가한 후 신뢰도가 높은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국산연구장비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판로 개척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7월 13일 새롭게 개소한 ‘오픈 이노베이션랩’은 KRISS 자체 개발장비를 설치해 시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연구실이다. 다양한 분야 장비 개발자들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돼 융합연구 촉진과 실험실 개발장비의 상용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KRISS는 이공계 졸업자 10명을 선발해 지난 3월부터 연구장비 SW개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21년 하반기부터 연구장비 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SW개발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장비 SW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장비의 이해, 디지털 신호처리, 알고리즘 고도화 관련 전문이론, SW개발 실습프로젝트 등 연구장비기업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KRISS는 연세대학교 융합대학원과의 MOU를 기반으로, ‘KRISS-연세대학교 학연교수(KRISS-YU 융합반도체 협동과정)’ 제도를 오는 9월부터 운영한다. KRISS의 연구원과 연세대학교 교수가 한 팀을 이루어 학생 공동 지도 및 융합연구를 수행하게 되며, 반도체 원천소재 및 측정표준‧과학 분야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KRISS 박현민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측정표준·측정과학기술 역량과 인프라로 국산 장비 성능검증, 측정연구장비 개발, 맞춤형 인재양성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지원을 통해 앞으로도 대한민국 소부장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겠다”고 밝혔다.

기계신문, 기계산업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