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료연구원 민유호(좌), 최종진(우) 박사

[기계신문] 한국재료연구원(KIMS) 세라믹재료연구본부 기능세라믹연구실 민유호, 최종진 박사 연구팀이 ㈜쎄노텍과 공동연구를 통해 나노스케일의 지르코니아 초입자 조립제어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를 고경도, 고밀도, 고탄성계수를 지닌 초소형 세라믹 마이크로입자로 변환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초입자 조립제어기술은 나노입자 콜로이드 서스펜션 분산 안정성과 조립 속도를 동시에 제어해, 구형도와 밀도가 매우 높은 초소형 세라믹 구형 조립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소결 공정을 제어해 구형도를 유지하면서도 세라믹 소재의 경도와 밀도, 탄성계수를 향상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때 콜로이드 서스펜션 분산 안정성은 수 나노에서 마이크론 크기의 콜로이드 입자들이 주로 액체에 고르게 분산되는 안정적 상태를 의미하며, 입자 크기, 질량 및 표면 전하 등에 의해 중력의 영향으로 가라앉아 안정적으로 매질 안에서 분산성을 유지한다.

이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초소형 세라믹 마이크로입자는 현재까지 다양한 공정으로 제조된 이트리아 안정화 지르코니아 세라믹 벌크 및 필름 소재와 비교해 가장 우수한 경도를 나타냈다. 구형도와 이론적 상대밀도는 각각 99%와 98% 이상이다.

향후 초소형 세라믹 비드 제조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게 되면, 현재 일본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30마이크로미터급(㎛) 이하의 초소형, 고경도 세라믹 비드 제조 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라믹 비드는 약 0.05~10㎜ 크기를 지닌 구형의 세라믹 소재로, 기계적 분쇄 공정의 매개체로 사용되며 고체 원료분말을 미세한 분체로 분쇄하거나 슬러리 내에서 균질하게 분산시키는 용도로 널리 활용된다.

최근 전기·전자,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 핵심원료분말의 나노미세화 및 부품의 집적화를 위해, 기존 세라믹 비드보다 크기가 작은 초소형(30마이크로미터급 이하) 비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경우 고성능화를 위해 원료분말의 나노 미세화 및 고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요구하는 비드의 크기는 점차 작아지고 동시에 강한 충격을 견디기 위해 기존보다 더 높은 경도를 요구하는 추세이다.

기존 세라믹 비드 제조 공정으로 30마이크로미터급(㎛) 이하의 초소형 세라믹 비드를 제조하는 데에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 단순히 크기만 작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피분쇄물의 고순도, 미세화를 위한 세라믹 비드 자체의 고경도, 고밀도 특성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외형적으로 정밀한 크기 조절과 높은 구형도를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구팀은 대량생산이 용이한 분무건조방식을 활용한 초입자 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구형도와 밀도가 높은 초소형 세라믹 조립체를 제조했다.

▲ 초입자 엔지니어링을 통한 세라믹 마이크로입자 제조 모식도

또한 소결 공정을 제어함으로써 경도와 탄성계수가 향상된 세라믹 마이크로입자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마이크로입자의 경도는 약 27기가파스칼(GPa)로 동일 조성의 여타 공정으로 개발된 소재와 비교해 가장 우수한 값을 나타냈다. 탄성계수 또한 210기가파스칼(GPa)로 뛰어난 수치를 보였다.

▲ 소결 온도에 따른 기계적 물성 비교 결과

나노 세라믹 분말 제조 및 공정의 핵심 기술인 세라믹 비드 분야 세계시장은 2016년 기준 380백만 달러에서 연평균 8.0%씩 급격히 증가 중이며, 2023년 약 636.3백만 달러의 시장 형성이 기대되고 있다.

세라믹 비드 시장 자체는 크지 않지만, 최근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사태와 같이 비드의 수급이 중단될 경우 이를 필요로 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이차전지 관련 부품 생산이 불가능해져 경제적 파급효과가 막대하다.

재료연구원 민유호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고밀도·고경도·구형도가 높은 세라믹 마이크로입자 제조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일본업체가 독점 중인 초소형 세라믹 비드 제조 상용화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일의존도 탈피는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가치가 더욱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주관기관 : ㈜쎄노텍)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정봉용 세라믹PD 기획의 소재부품장비 과제로 추진됐다. 또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Nano’에 5월 2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향후 ㈜쎄노텍과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통해 고밀도·고경도 세라믹 마이크로 입자 제조 원천기술을 더욱 심화 발전시켜 초소형 세라믹 비드 국산화를 위한 상용화 기술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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