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업지능화협회(KOIIA)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가 10일(금) 서울 코엑스에서 포럼을 개최하고 공급기업 중심 디지털전화(DX) 촉진 방안을 제시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기계신문] 한국산업지능화협회(KOIIA)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가 10일(금) 서울 코엑스에서 포럼을 개최하고 공급기업 중심 디지털전화(DX) 촉진 방안을 제시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중소 DX 기술 공급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필요한 게 무엇이고 무엇을 지원할지 확인한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포럼은 공급기업 등이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이해관계자(정부 등)에게 알림으로써 근본적 해결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2021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mart Factory+ Automation World 2021)’ 부대행사인 ‘산업 디지털전환 컨퍼런스’ 개별 트랙에서 진행됐는데, DX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인력확보·기술개발·인증 관련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정철 한국생산성본부 스마트제조혁신센터 팀장은 공급기업의 인력 조달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이 팀장은 중소 공급기업이 정보 부재 등을 이유로 고급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소개하고, 인력확보와 직원 역량 강화를 동시에 염두에 둔 종합적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사실상 DX 기술 수요가 높은 쪽은 수요기업이 아닌 공급기업인데,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공급기업 상당수가 내부 인력을 놔두고 외주를 가용하는 상황”이라며 “DX 관련 주요 정부 정책 맥락 이해와 기술·산업·기업을 통합한 인력양성 정책 거버넌스 수립은 물론, DX 종합 추진 전략과 연계된 중장기 인력양성 계획 및 융합형 교육과정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DX 과정에서 산업데이터 역할을 발표한 강정훈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지능융합SW연구센터장은 산업 전주기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플랫폼’ 구축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 센터장은 특히 산업용 부품·시스템 및 응용 서비스 분야 중소·중견기업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산업을 창출하려면 무엇보다 데이터 기반 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산업데이터 활용은 DX 과정 핵심요소로, 산업데이터 융합과 적용 기술 고도화는 물론 공통 DX 기술 지원을 위한 데이터 지원 핫라인 체계가 필요하다”며 “공급기업의 특화 기술이 아닌 산업데이터 기반 기술 지원을 맡는 전담 기관 역할이 중요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해 융합·분석하는 ‘공동활용 목적 기술’ 제공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산업데이터 실증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산업지능화기술센터 선임연구원은 산업데이터 상호운용성 표준화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김 선임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영역이 클라우드·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모바일 등의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창출하면서, 단일 제조기업 간에 벌어졌던 경쟁이 비즈니스 생태계 간에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다양한 제조 응용 시스템을 활용해 플랫폼 중심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스마트공장을 부품공급 생태계 전반에 걸쳐 수평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선임은 또한 “스마트공장이 중소·중견기업에 더 나은 데이터 수집·관리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때 데이터 표준 기반으로 제조산업 비즈니스 체계에 대한 수직·수평 통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업무시스템 데이터 교환 표준체계인 ‘KS X 9101’이 발표에서 소개됐다.

▲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 박지환 위원장은 글로벌 DX 현황과 국내 실정을 소개하고, DX 미래 발전을 위한 공공·민간 협력을 주문했다.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 박지환 위원장은 글로벌 DX 현황과 국내 실정을 소개하고, DX 미래 발전을 위한 공공·민간 협력을 주문했다. 박 위원장은 “대항해시대 내비게이션이 없던 선박이 수많은 좌초와 난파를 겪었던 것처럼, DX 전환기에도 산업 현실과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공급기업의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며 “변화하는 현실을 냉정히 직시하는 용기와 체계적 대응 전략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민·관·학·연이 함께 DX 산업 미래 먹거리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포럼에 앞서 씽크포비엘 대표 자격으로 미래 자산인 공공데이터의 올바른 수집 기준과 기술적 방안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민간 기업이 공공기관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데, 공공데이터 제공 기관이 편향 수준을 점검하고 객관적으로 충분성을 지표화하는 진단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최근 폐막한 도쿄패럴림픽에서 토요타 자율주행차가 선수를 쳐 운행이 중단된 사고가 발생했는데,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는데도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건 AI 학습용 데이터 오류나 편향 가능성을 검증하지 않고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회사(씽크포비엘)가 올해 일부 공공기관의 특정 데이터셋 이미지 데이터 5만여 장 수준을 진단해보니, 겉으로는 마치 5만여 장 데이터로 보이지만, AI 학습 관점에서는 사실상 231장으로 볼 수밖에 없을 만큼 편중됐는데, 쉽게 말해 ‘231장처럼 보이는 5만 장 이미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DX 과정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수행할지 막막했는데, 해법을 얻은 것 같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중소 공급기업이 도움받을 수 있는 현실적 제안이 많아 좋았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업계 현실은 물론 구체적인 해결 대안에 정부가 관심 가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김태정 데이터브릭 대표는 “DX 관련 정책·지원·교육 등이 수요기업 중심으로 이뤄져 대다수 중소 공급기업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시장에서 팽배해진 상황”이라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공급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정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병준 헤드아이티 IT융합연구소장은 “개별 중소 공급기업이 산업 현실과 시장 상황에 맞서 대응하고, 정부 등에 지원을 요청하는 게 쉽지는 않은 현실”이라며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가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중간에서 협의체 역할은 물론, 산업계 씽크탱크 역할까지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포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산업의 디지털 전화 및 지능화 촉진법’이 1년째 통과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안은 민간기업의 데이터 수급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 자산화 및 거래 활성을 장려함으로써 개인정보 중심 관점에서 벗어나 데이터 자산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업계는 “데이터 기반 디지털 산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붙일 수 있고, 연관 산업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하며 조속한 법 통과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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