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미국 워싱턴대, 콜로라도대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사물인터넷 기반의 뇌 신경회로 원격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계신문]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시대에 접어드는 현 상황에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 수 또한 고령인구 수에 비례하여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인터넷을 이용해 뇌 신경회로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미국 워싱턴대학교(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콜로라도대학교(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사물인터넷 기반의 뇌 신경회로 원격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개발 기술은 많은 시간과 인력이 있어야 하는 뇌 연구 및 다양한 신경과학 연구를 자동화시켜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과 정신질환의 발병 기전 규명과 치료법 개발의 가속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먼 거리에 있는 환자의 질환을 원격으로 치료하는 원격 의료 구현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사물인터넷 기반 뇌 신경회로 원격제어 시스템의 개념도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시대에 접어드는 현 상황에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들로 고통받는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근본적인 뇌 질환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뇌 기능 및 뇌 질환 발병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뇌 연구가 매우 시급하지만, 뇌 연구의 진행 속도가 뇌 질환 환자의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뇌 연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기존 뇌 연구에 사용되던 대부분의 신경과학 장치들은 외부 장비와 선으로 연결된 유선 방식으로 구동됐지만, 이러한 방식은 피실험 동물들을 물리적으로 제약할 뿐 아니라 실험 진행자의 직접적인 개입이 불가피해 피실험 동물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관찰자 효과’를 발생시켜서 정확한 뇌 연구 결과 도출을 어렵게 만든다. 아울러 모든 과정에서 실험자의 직접적인 조작이 요구돼 연구에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이 발생하게 한다.

연구팀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다수의 뇌 이식용 기기들을 인터넷 원격으로 동시 제어하거나 예약된 스케줄에 따라 기기들이 자동으로 구동되도록 하는 무선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목표 동물들의 특정 뇌 회로를 원격 제어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 무선 네트워크 플랫폼의 개념도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인터넷 웹사이트 기반의 무선 네트워크 플랫폼을 통해 뇌 이식용 장치의 원격제어, 자동화된 데이터 수집, 뇌 회로 제어 스케줄링 등의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의 뇌 신경회로 자동 원격제어 기능을 사용해 자체 제작한 무선 장치(뉴럴 임플란트)가 이식된 수십 마리의 쥐의 뇌 신경회로를 광유전학적 방법으로 사람의 개입 없이 정교하게 원격 자동 제어함으로써 완전 자동화된 뇌 연구 실험에 적용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 실험을 통해 쥐의 먹이 섭취량, 활동량, 그리고 다른 쥐들과의 사회적 상호작용 빈도를 성공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예약이 설정된 대로 다수 동물의 뇌 신경회로를 동시에 독립적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음을 보였다.

▲ 인터넷 원격 스케줄링 기능을 이용한 완전 자동화된 뇌 신경회로 제어를 통한 대규모 고효율 동물 행동 실험

정재웅 교수는 “개발된 원격제어 기술은 동물을 활용한 뇌 연구에 필요한 인간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뇌 연구의 효율을 높이고 실험의 불확실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술은 뇌 연구를 넘어, 많은 동물 실험을 필요로 하는 신약 개발, 병원 방문 없이 뇌 질환 및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원격 의료 구현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더욱 광범위하게 뇌 과학 연구 및 치료에 사용될 수 있게 하도록, 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뇌파 원격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해 이 시스템과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KAIST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라자 콰지(Raza Qazi) 연구원과 김충연 박사과정, 워싱턴대 카일 파커(Kyle E. Parker)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11월 25일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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