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의 상용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납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어 인체 유해성과 관련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현재까지 납화합물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는 대부분 납화합물을 흡수하는 필름을 태양전지 소자 내에 활용하였기 때문에 안정성 확보를 위해 유리 기반의 봉지공정이 추가로 필요했다.

최근 페로브스카이트를 구성하는 납 성분이 물에 녹아 외부로 유출될 우려를 막기 위한 소재 기술이 소개되었다.

기존 딱딱한 유리 대신 가볍고 유연한 자가치유 소재로 열과 수분에 취약한 페로브스카이트에서 납 성분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전략이다. 구부리거나 늘이는 것은 물론 외부 충격으로 소재가 찢어져도 자가치유를 통해 납 유출을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첨단소재연구본부 김인수 박사 연구팀과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손동희 교수팀이 납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신축·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기술을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열과 수분에 취약하여 외부환경과의 차단을 위해 유리 기반의 봉지(encapsulation) 공정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봉지용 유리는 얇아 외부 충격에 의해 손상될 우려가 높을 뿐만 아니라 딱딱한 유리를 활용하기에 신축성이 필요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응용되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찢어지는 등의 손상시 수소결합을 통해 손상된 부분을 회복하는 PDMS 기반의 자가치유 고분자를 봉지막과 전극소재로 적용하여 별도 추가 공정 없이 납 화합물 유출 방지효과와 신축성을 모두 얻는데 성공했다.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광전소자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는 한편, 응용분야 확대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자가치유 고분자로 감싼 페로브스카이트 소자의 납 유출 차단 효과. 손상된 페로브스카이트 소자의 납화합물 유출량을 비교한 데이터. 유리 기반의 봉지공정을 활용한 경우, 약 5.6 ppm의 납화합물이 검출되었으나 자가치유 봉지막을 활용한 경우, 약 0.61 ppb의 납화합물이 검출되었다.

실제 자가치유 고분자 소재로 봉지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태양전지를 우박으로 인한 충격을 모사하여 인위적으로 손상시킨 뒤 물에 넣고 흘러나온 납 화합물의 양을 확인하였다. 납 화합물의 유출량은 0.6 ppb 수준으로 나타나 5.6 ppm 수준의 기존 유리 방식 봉지기술 대비 ~5,000배 가량 높은 납 유출 차단 효과를 확인하였다.

한편, 스스로 접합이 가능한 자가치유 고분자 소재의 특성을 이용, 납땜 공정 없이 사용자가 원하는 소자를 마치 블록을 쌓듯 포개는 방식으로 원하는 광전소자 모듈을 구현할 수 있어 개인용 휴대기기, 신체 부착형 기기 등의 응용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물을 잘 투과시키고 열에 취약한 자가치유 고분자의 내구성을 개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도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광전소자의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우수신진연구사업 및 세종펠로우쉽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11월 29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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