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이 3D프린팅 적층제조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인지 가능한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을 개발했다. 사진은 개발한 스마트 금속 부품과 그 디지털 트윈

[기계신문]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제조산업은 센서, 반도체, 인공지능(AI) 및 사물 인터넷(IoT)이 결합되어 기존 제조 공정만으로는 불가능했던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심층 신경망 및 합성곱 신경망을 포함한 다양한 인공신경망 기술의 발전으로 AI는 인간이 하기 번거롭거나 어려운 다양한 작업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기계 시스템이나 공장의 물리적 환경에서는 의미 있는 빅데이터를 수집하기가 힘들어 제조 분야에서 AI를 적용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금속 부품의 표면에 센서를 부착하여 기계 시스템과 센서를 결합하는 시도는 있었으나, 표면에 부착되는 센서는 노출되는 환경을 고려할 때 여러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그런데 최근 나사 풀림 위험이나 내·외부 물리적 변형 요인을 구분할 수 있는 똑똑한 금속 부품이 개발됐다. 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은 3D프린팅 적층제조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인지 가능한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인공지능 기술과 증강현실 융합기술로 금속 부품 단위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해냈다.

▲ L-PBF 기법을 활용한 지능형 금속 제작 개략도. A: 4가지 지능형 금속 제작 구성요소(1차 L-PBF 부품, 프로텍티브 레이어, 스트레인게이지 센서, 2차 L-PBF 부품), B: 3단계로 구성된 지능형 금속 제작 과정, C: 프로텍티브 레이어를 활용한 센서 임베딩 과정을 확대한 순서도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 제조 과정에서 변형 센서를 심어 물리적인 상태를 반영하는 데이터를 얻은 뒤,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금속 부품 스스로의 상태를 감지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지능형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은 스스로 주변 고정 나사의 풀림 정도와 풀린 나사 위치 등을 약 90%의 정확도로 감지할 수 있었다. 자신을 때린 물건의 종류(손, 망치, 스패너 등)까지 구분할 수도 있다. 또, 디지털 트윈 금속 부품을 통해 혼합현실에서 해당 금속 외부·내부 응력 분포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 지능형 금속의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트윈 개략도. A: 스트레인 게이지 센서가 삽입된 지능형 금속의 구조, B: 금속의 4가지 나사 풀림 상태, C: 지능형 금속의 AI 활용 개략도, D: CNN을 활용한 데이터 처리 방식 및 나사 풀림 상태 결과의 t-SNE 분류

주로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 공정인 금속 성형에서 내부에 센서를 삽입하는 기술이 아주 까다로운데, 독자적으로 보유한 ‘금속 성형 센서 삽입 기술’을 활용했다. L-PBF 방식의 금속 3D프린팅 공정으로 열에 쉽게 파손되는 센서를 안전하게 설계 위치에 삽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때 L-PBF(Laser powder bed fusion)는 분말 재료 위에 고온의 레이저를 조사해 선택적으로 결합시키는 금속 3D 프린팅 방식 중 하나로, 정교한 프린팅이 가능하다.

또, 연구팀은 센서 삽입으로 금속 부품의 기계적인 특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삽입 위치를 설계하고, 센서 삽입 후에는 기계 분석과 미세조직 분석을 통해 그 안전성을 검증하였다.

▲ CNN 구조와 나사 풀림 상태 자가 감지 테스트 결과. A: 본 연구에 사용된 DenseNet 기반의 CNN 구조, B: 로 데이터, FFT 데이터, 스펙트로그램의 예시, C: CNN 모델 최적화 과정에 따른 3차원 t-SNE 그래프의 변화

UNIST 기계공학과 서은혁 대학원생은 “금속 내부에서 의미 있는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인공지능을 적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다양한 금속기계 기반 제조 산업의 디지털화를 통한 산업 현장의 안전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존 금속 기반 기계 시스템에서는 변형에 대한 물리적인 특성 데이터를 제대로 수집하기 힘들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데이터에 물리적 특성이 잘 반영될수록 인공지능은 더욱 자세한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팀이 제시한 센서 삽입 방식은 표면 센서 부착, 외부 카메라 관찰, 소리 분석과 같은 간접 분석 방식 대비 더욱 정밀한 감지가 가능하다.

▲ 증강현실(AR)로 구현한 지능형 금속의 실시간 본 미세스 응력 분포 상태. A: 지능형 금속의 데이터를 활용한 실시간 본 미세스 응력 분포의 개략도, B: 지능형 금속에서 AR Glass로의 데이터 순서도, C: 외력이 가해진 결과에 따른 AR 기반 본 미세스 시뮬레이션 결과

정임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만이 아닌 일반 철강이나 알루미늄, 티타늄 합금 등 제조업에 쓰이는 일반적인 다양한 기계 부품에 응용이 가능하여, 기존 생산, 자동차, 항공우주, 원자력·의료기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유형의 금속 부품을 디지털화하고 AI를 적용하여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다. 더욱 발전된 다양한 유형의 센서 또는 금속 재료를 통해 이번 연구가 차세대 금속 기반 지능형 기계 시스템,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량 또는 로봇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미국 조지아공대, 싱가포르 난양공대, 한국재료연구원, 포스텍, 경상국립대와 공동 연구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제조 분야 국제학술지 ‘버츄얼 앤 피지컬 프로토타이핑(Virtual and Physical Prototyping)’에 지난 5월 5일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이 추진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연구 지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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