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 발생 초기에 화재임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화원(火源)에 소화수를 조준 분사하여 진압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 정정훈 책임연구원(왼쪽 두 번째)이 연구팀과 함께 화재 분석 및 제어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기계신문] 한국기계연구원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 정정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화재 발생 초기에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자율형 초동진압용 소화체계’를 개발했다.

자율형 초동진압용 소화체계는 기존 소화설비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신개념 기술이다. 화재 발생 초기, 화재가 소규모인 상태에서 자율적으로 화원에 소화수를 조준 분사하여 진압함으로써 골든타임 내에 화재 확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주변 장비, 설비 등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화재진압을 위해 함정, 건물 등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등 기존의 소화설비는 화재 감지 시 공간 전체에 소화수를 분사하는 형태다. 화재 허위경보(false alarm)가 울릴 경우 해당 공간에 불필요한 소화수가 분사되면 피해가 크므로 수동으로 작동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 자율형 초동진압용 소화체계 개념도

반면, 이번에 기계연구원에서 개발한 자율형 소화체계는 화재 및 비화재 상황을 학습하여 실제 화재에만 작동할 수 있도록 고안됐으며, 공간 전체에 소화수를 분사하는 것이 아닌 소방관이 불을 끄는 것처럼 화원(火源)에 직접 조준 분사하는 형태라 화원 외 공간의 피해가 적다.

연구팀이 개발한 자율형 초동진압용 소화체계는 화재탐지센서, 소화모니터, 인공지능을 이용한 화재 진위여부 판단, 화재위치 추정과 소화모니터를 제어하는 분석 및 제어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팀은 화재감지 정확도를 98 % 이상, 소화수는 최대 65 m까지 분사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또한 선박동작 모사 장치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상상태 3 이상에서 개발된 소화체계가 정상 작동하는지를 검증해 함정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 기계연구원 정정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자율형 초동진압용 소화체계 설비로 소화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각종 함정뿐만 아니라 탄약고, 군수품창고, 항공기 격납고, 물류창고 등에 적용 가능하다. 특히 전투상황에서 피격에 의해 함정의 여러 구획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 자율기능으로 여러 구획의 화재를 초기에 진압함으로써 전투력 유지 및 생존성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이번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 민군협력진흥원에서 시행한 ‘민·군 겸용기술개발과제’로 진행됐으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충남대학교, ㈜수퍼센츄리, 육군사관학교에서 참여했다.

한국기계연구원 정정훈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자율형 초동진압 소화체계는 화재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화되고 있는 함정 승조원 수 절감에 효과적인 대처에도 의의가 있다”며 “향후 군수 분야와 함께 차량운반선, 화물선, 여객선, 해양플랜트, 소방 사다리를 사용할 수 없는 초고층아파트 등에 설치 시 빠른 화재진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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