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신소재공학과 최경진 교수 연구팀은 자연 태양광에서 포함된 자외선을 차단하고, 가시광선의 흡수는 늘리는 다기능성 반사 방지 필름을 개발했다. 김찬울 연구원(오른쪽)과 노영임 연구원이 탠덤 태양전지를 들고 있다.

[기계신문]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흡수한 실리콘, 페로브스카이트 등 반도체 물질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반도체 물질마다 자신이 흡수할 수 있는 태양광 영역이 고정된 특성이 있다.

자신이 흡수할 수 있는 영역의 태양 빛보다 더 큰 에너지(보통 자외선)가 들어오면 전기에너지로 변환되지 않고 열에너지로 손실된다. 반면, 이 보다 더 에너지가 낮은 빛이 들어오면 아예 흡수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단일 접합 태양전지의 이론적인 광전변환 효율은 최대 34%로 제한돼 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올려놓는 방식의 ‘1+1 탠덤 전지’는 2~3년 안에 상용화가 기대되는 차세대 전지다.

효율, 가격경쟁력, 공정 편의성이 탁월해 ‘슈퍼 태양전지’라고도 불린다. 이 전지의 수명과 효율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다기능성 필름이 개발해 상용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UNIST 신소재공학과 최경진 교수 연구팀은 자연 태양광에서 포함된 자외선을 차단하고, 가시광선의 흡수는 늘리는 다기능성 반사 방지 필름을 개발했다. 유해 자외선이 차단돼 전지 수명은 늘고, 유효 파장 대역인 가시광선의 흡수는 늘어 태양전지가 전기를 만드는 효율이 올라간다.

▲ a) 형광체와 실리카 나노 분말을 포함하는 고분자 반사방지막 구조도, b) 자외선 영역 조사 전후에 따른 고분자 반사방지막 실제 사진. 자외선을 흡수해 녹색으로 변함, c)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에 적용한 반사방지막 구조도, d) 측면 전자현미경(SEM) 이미지

연구팀이 개발한 다기능성 필름은 탠덤 전지 맨 위에 올려 쓸 수 있는 형태다. 자외선을 흡수해 차단하는 형광체 입자와 가시광선 흡수를 늘리는 실리카 입자가 함께 들어있다.

특히 형광체 입자는 자신이 흡수한 자외선을 다시 가시광선으로 바꿔내는 역할도 해서 전지 효율을 추가로 높이고, 전지를 초록색으로 보이게 해 미관을 개선할 수 있다.

이 반사 방지 필름의 효과는 실험으로도 확인됐다. 기존 반사 방지 필름을 쓴 탠덤 태양전지의 효율은 5시간 후 초기 효율의 90%로 수준으로 떨어지다가 20시간 후에는 50%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어든 반면, 개발한 필름을 쓴 경우 120시간이 지나도 초기 효율의 91% 이상을 유지했다. 또 초기 효율 자체도 기존 대비 약 4.5% 증가했다.

연구팀은 전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리카 나노 입자의 작동 원리도 밝혀냈다. 실리카 나노 입자가 만드는 전방 산란 효과가 형광체 입자의 후방 산란 효과를 상쇄해 가시광선 손실 줄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후방 산란은 빛을 손실시켜 전지가 흡수하는 빛의 양을 줄이는 요인이다.

▲ a) 전산모사(FDTD 시뮬레이션)를 한 단일 산란과 다중 모델의 구조도, b) 산란도, c) 선택 투과도

한편, 탠덤 태양전지는 구조상 자외선에 약한 페로브스카이트가 상층부에서 직사광선에 노출된다. 또 광 반사를 줄이는 기존 표면 처리 기술을 쓰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상용 실리콘 태양전지는 표면에 피라미드형 미세 요철을 만들어 빛 반사를 줄여왔는데, 탠덤 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액체 페로브스카이트 원료를 올려 만드는 제조 공정 특성상 실리콘 전지 표면이 매끈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표면에 요철을 만들어 태양 빛 반사를 줄이는 기존 방식과 달리 반사 방지 필름 안에 첨가하는 물질로 유효 파장 대역 흡수 성능을 높인 신기술”이라며 “자외선도 차단할 수 있어 탠덤 전지 상용화뿐만 아니라, 자외선에 약한 유기 태양전지, 유기물 다이오드와 같은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개발한 탠덤 태양전지 성능 분석

이번 연구결과는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뿐 아니라 반사방지막을 통해 광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다양한 태양전지의 성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형광체를 도입하여 원하는 색상의 형광 반사방지막을 적용한 탠덤 태양전지 제작이 가능하여 심미성과 에너지 생산 장점을 동시에 만족해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이중건 교수팀과 함께했으며, UNIST 김찬울 신소재공학부 박사후연구원과 피츠버그대학교 이성하 기계·재료공학부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기능성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6월 24일 온라인 공개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으며, 연구 수행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사업인 ‘35% 슈퍼 태양전지 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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