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신생아 검사에 쓰이는 건조혈반(DBS)의 측정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인증표준물질CRM)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최서현 UST-KRISS 스쿨 석사과정생, 정지선 책임연구원, 권하정 책임연구원, 로즐리 노르디아나 UST-KRISS 스쿨 박사과정생

[기계신문] 최근 아이를 출산한 A씨는 출산 후 7일 내에 신생아의 선천성 대사이상질환 검사를 받았다. 조기 치료하지 못하면 발달 및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갑상선기능저하증, 페닐케톤뇨증, 단풍당뇨증 등의 고위험군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선별검사다. 매년 1,000명 중 1명 정도가 선천성 대사이상으로 진단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최근 신생아 검사에 쓰이는 건조혈반(DBS)의 측정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인증표준물질CRM)을 개발했다. CRM은 측정내용과 분석방법이 정확한 지 확인할 수 있는 표준이 되는 기준 물질이다.

DBS는 손끝이나 발뒷꿈치의 혈액 한 방울을 특수한 종이에 흡수‧건조한 형태의 시료다. 정맥 채혈에 비해 정확도와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질병의 진단보다는 일차적인 모니터링을 위한 선별검사에 주로 쓰인다. 신생아의 선천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모든 신생아에게 시행하는 대사이상질환 선별검사나 올림픽 도핑 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 DBS 형태의 대사체 분석용 CRM

이번에 개발한 CRM은 신생아 선천성 대사이상질환 검사의 지표인 아미노산, 포도당, 갈락토오스, 아실카르니틴 등을 대상으로 8개 인증값과 10개 기준값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면 DBS 내 대상물질들의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그동안 DBS는 정확한 채혈량을 파악하기 위한 기준값이 없어 진단용 시료로서 신뢰도를 갖추기 어려웠다. 또한 의료현장에서 DBS를 사용 시 종이 펀치를 이용해 일부만 잘라 사용하는데, 이렇게 잘라낸 시료의 측정값이 편향되는 문제가 있었다.

▲ 건조혈반(DBS) 형태의 인증표준물질(CRM) 개발 개요

KRISS 바이오진단분석표준팀은 종이 펀치의 지름과 실제 잘린 종이의 지름에 약 0.4 ㎜ 차이가 있으며 이로 인해 액체 형태의 혈액시료와 DBS의 측정량이 약 0.78 ㎕(마이크로리터, 1 ℓ의 백만 분의 1) 다르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CRM 제조단계에서 시료량을 50 ㎕로 정확히 제어하고, 편향요인을 제거한 측정값을 인증값으로 제시해 국제 단위로의 소급성을 갖춘 기준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DBS 형태로 CRM을 개발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 연구자가 DBS 형태의 대사체 분석용 CRM을 제조하고 있다.

KRISS 정지선 책임연구원은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의료와 홈 샘플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미량의 혈액을 손쉽게 채혈, 운반할 수 있는 DBS가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DBS의 측정 신뢰성을 높일 발판이 마련됨에 따라 향후 DBS가 선별검사뿐 아니라 진단에도 유효한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KRISS는 이번에 개발해 보급 중인 CRM에 더해, 신생아 검사에 쓰이는 다른 진단 지표들에 대해서도 향후 추가로 CRM을 개발할 예정이다. KRISS 기본사업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분석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에 7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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