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료연구원 강주희 박사(좌)와 전기안전연구원 방선배 센터장(우)

[기계신문] 한국재료연구원(KIMS) 재료정밀분석실 강주희 박사 연구팀이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안전연구원 전기재해연구센터와 공동연구를 통해 미세조직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화재 원인 규명에 열쇠가 되는 구리전선 단락흔 정량 판별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전기화재 현장에서 발견되는 구리전선 용융흔은 화재 발생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르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화재 환경으로 인해 화재조사관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 단락흔 판별법만으로는 그 원인 규명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구리전선 단락흔 정량 판별법은 그동안 화재조사관의 육안과 광학현미경만을 통해 판단해온 직관적 판별법이 아닌,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디지털 미세조직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새로운 정량적 판별법이다.

▲ 실화재 실험에서 생성된 단락흔

연구팀은 전자후방산란회절(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EBSD) 기법을 활용해 디지털 미세조직 인자를 추출하고,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으로 새로운 판별법을 제시했다.

* 전자후방산란회절(EBSD) : 샘플에서 전자가 후방산란 회절되어 나올 때 생기는 특징적인 패턴인 기쿠치밴드(Kikuchi-band)를 이용해 금속 등 소재의 미세구조와 방향성을 측정하는 결정학적 분석 방법

실험실 및 실화재 실험을 통해 얻은 1차, 2차 단락흔 미세조직 데이터를 사용해 정량적 판별식을 제안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이를 다각도로 검증하는 등 소재정보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렇게 연구팀이 개발한 구리전선 단락흔 정량 판별법은 불명확한 원인 화재의 단락흔에 대해 디지털 미세조직을 활용한 새로운 판별법을 제안하고 실화재 데이터를 통해 이를 검증함으로써, 미확인 단락 비율을 줄이고 화재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포렌식 조사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1차 및 2차 단락흔 전자현미경 미세조직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전기화재는 총 9,474건이며, 이 중 미확인 단락에 의한 화재는 2,415건으로 무려 25%에 육박해, 화재 관련 분쟁 소지가 많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기화재 원인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미확인 단락 화재 비율을 낮추고 그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화재 예방 및 포렌식 조사 기법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료연구원 강주희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단락흔 판별기술이 화재 현장에 적용될 경우, 미확인 단락 화재 비율을 현저하게 낮추고 화재 원인을 명확하게 밝힐 수 있어, 향후 있을지 모르는 분쟁을 최소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소재 연구데이터 플랫폼 사업’과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안전연구원 사내연구사업의 지원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즈(Materials)’에 11월 18일자로 게재됐다. 현재 연구팀은 다양한 화재 조건의 단락흔 미세조직 데이터를 확보해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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