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기연구원 하윤철 박사

[기계신문]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이 ‘용매 치환 기반 고체전해질(황화물계) 입도 제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은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고체전해질이 전고체전지에 활용되려면 입자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1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매우 작아야 한다.

현재는 소량의 고체전해질 분말과 볼(ball)을 무극성 용매와 함께 용기에 넣고, 고속으로 장시간 회전시켜 입도를 작게 만드는 ‘습식 볼 밀링(milling)’ 방식이 활용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이온전도도 손실이 크게 나타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공기를 기계적으로 주입하는 ‘에어젯 밀링’ 방식도 있지만 산소에 노출되면 열화가 크게 일어나는 고체전해질의 특성 때문에 질소나 아르곤의 압축·순환·회수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KERI 연구팀은 ‘용매 치환’이라는 방식을 활용했다. 먼저, 입도 조절이 필요한 고체전해질 분말(원료)을 알코올과 같은 극성 용매(polar solvent)에 섞어 용해시킨다.

다음으로 이 용액을 극성 용매의 끓는점보다 높은 온도로 가열된 무극성 용매에 주입한다. 온도 차이로 인해 극성 용매는 순간적으로 증발이 되고 고체전해질은 재결정화되어 입자 크기가 작아진다.

▲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이 ‘용매 치환 기반 고체전해질 입도 제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다수의 실증을 통해 용매 치환으로 고체전해질 입자 크기가 8 마이크로미터에서 0.8 마이크로미터 수준(1/10 수준)으로 작아지더라도 이온전도도를 85 %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했다.

또한 극성 용매의 주입 속도와 노즐 크기, 무극성 용매의 온도 및 혼합속도 등 공정조건을 조절하면서 재결정화되는 고체전해질의 입도와 순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KERI 하윤철 박사는 “용매 치환을 통한 입도 제어 기술은 고체전해질의 실질적 활용에 가장 필요한 초미세화 및 높은 이온 전도성 보유, 저가격화를 실현할 것”이라며 “기업체 기술이전을 통해 제조공정의 스케일업(scale-up)을 추진하고, 전고체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전고체전지 관련 기업(고체전해질 생산 및 극판/멤브레인 제조장비 기업, 극판 전해질막 및 셀 제조 업체 등)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 보고, 관련 수요업체를 발굴하여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KERI 기본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연료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 에이(Journal of M aterials Chem istry A)’의 제10권 48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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