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최근 치솟은 에너지 비용이 기업의 수익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생산 효율성 면에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중견기업이나 에너지 다소비 업체들은 경영까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산업설비 고효율화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개방형 설계 플랫폼을 개발해 에너지 효율혁신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중견기업에 경쟁력 강화는 물론, 국가 에너지소비량 절감,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통해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이 국내 23개 산·학·연과 함께 열에너지 다소비 산업부문(철강, 석유화학, 정유 등)에 고효율 신기술을 보급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플랫폼을 통해 정부 R&D 성과물이 중소·중견기업 제품 설계 및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예정이다.

▲ 스마트 설계 플랫폼과 4차 산업 지식서비스 시장

전체 에너지 소비의 62%(2019년 기준)를 차지하는 산업부문의 에너지 효율화는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최우선 정책 과제이다. 하지만 산업부문 에너지소비의 약 80%를 차지하는 열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효율향상을 위해 정부 R&D 지원이 이뤄졌음에도 30대 기업 사업장을 포함한 핵심 다소비 업종의 에너지 원단위(단위 부가가치 생산에 투입되는 1차 에너지 소비량)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이는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연소기, 공업로, 보일러, 건조기, 히트펌프, 열교환기 등을 공급하는 국내 중소·중견 제조사의 기술력과 전문 인력의 한계로 기술혁신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정부 R&D를 통해 개발한 고효율 신기술의 혜택이 일부 기업에만 적용되고 있어 기술 혁신의 문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에너지연은 중점 연구분야인 ‘에너지 다소비기기 고효율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신연소발전연구실 이대근 박사 연구팀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고효율 신기술들을 손쉽게 탐색하고 도입할 수 있도록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STED 플랫폼을 개발했다.

▲ STED 플랫폼 개념

STED(Smart Thermal Energy Design) 플랫폼은 첨단기술 보급을 통한 열에너지 산업설비의 고효율화를 위해 개발된 온라인 성과확산 플랫폼으로, 전문가의 노하우를 요소마다 탑재해 간단한 교육만 이수하면 비전문가도 활용 가능한 스마트 열에너지 설계 플랫폼이다.

STED 플랫폼은 기술 공급자(개발자)가 제공하는 다양한 고효율 신기술과 노하우를 기술 수요자(기업)에게 편리하게 공유하고 보급해 다양한 제품 설계와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사용자 중심의 설계 용이성에 방점을 두고 개발됐으며, 표준화가 난해한 열에너지 다소비 산업에 디지털화된 신기술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에 정부 R&D의 수혜가 미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온라인 상에 구현된 STED 플랫폼과 이를 이용한 공정설계

또한, 고효율 친환경 연소기, 철강 공업로, 소성로, 식품·제지·섬유산업용 건조기, 압축식·흡수식 히트펌프와 열교환기 등의 설계기술을 탑재하고 있으며, 수요 맞춤형 제품개발이 가능하도록 공정해석과 효율 예측 수단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STED 플랫폼은 고효율 신기술의 지속적인 확충을 통해 철강, 석유, 섬유, 제지, 식품 산업 등에 활용될 경우, 에너지 소비량 3.2% 절감 및 온실가스 배출량 7.3% 감축과 함께 정부 R&D 투자 효용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STED 플랫폼 적용 예시. (상) 강판 연속 열처리로, (하) 1단계 공정설계와 2단계 연소기설계

연구책임자인 이대근 박사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열악한 현실 하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산업설비의 설계기술을 적재적소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STED 플랫폼 개발의 첫 번째 목표”라며 “우리 플랫폼은 앞으로 2년간 정부 재원을 투입해 다양한 산업현장에 실증하는 단계를 거칠 예정으로, 맞춤형 공정개선과 고효율 신기술 보급의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수요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이며, 주관기관인 에너지연을 비롯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양대학교, ㈜하티오랩 등 23개의 연구원, 대학,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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