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집행위원회는 (현지시간) 지난 16일(목) ‘핵심원자재법(CRMA)’과 ‘탄소중립산업법(NZIA)’ 초안을 발표했다.

[기계신문] EU 집행위원회는 (현지시간) 지난 16일(목) 핵심 원자재의 EU 역내 광물 채굴·가공과 재활용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 CRMA)’과 탄소중립 기술 제조역량 강화와 관련하여 산업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탄소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 NZIA)’ 초안을 발표했다.

우선 ‘핵심 원자재법’은 2030년까지 전략 원자재의 EU 연간 수요 대비 역내 채굴 10%, 제련과 정제 40%, 재활용 15%까지 확대하고 특정 국가에 대한 밸류체인별 수입 의존도를 65% 이하로 낮추도록 하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특히 EU는 전략적 중요성, 미래 수요, 생산량 확대의 난이도를 기준으로 16개 전략 원자재를 선정하는 한편, 이들을 포함해 경제적 중요성과 공급리스크 등을 고려하여 34개 핵심 원자재를 선정,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

한편, 전략 원자재 확보 기여도가 높은 사업을 ‘전략 프로젝트’로 지정하여 신속한 인·허가와 원스톱 창구 운영을 통한 원활한 사업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채굴 사업은 EU 평균 허가 기간이 5년이나, 동 법은 채굴 24개월, 생산과 재활용 12개월 이내로, 또한 사업 진행 중 전략적 프로젝트로 지정 시 채굴 21개월, 생산과 재활용 9개월 이내로 허가 기간을 단축한다는 것이다.

또한 EU 내에서 전략적 기술을 제조하고 상당량의 전략 원자재를 사용하는 대기업에게는 공급망 관련 감사와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 의무를 부여하여 역내 공급 안정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상 업체는 ‘에너지 저장과 전기 동력 모빌리티용 배터리, 수소 생산과 활용 관련 장비,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장비, 구동용 모터, 히트 펌프, 데이터 전송과 저장, 모바일 장비, 3D프린트 등 적층식 제조(Additive manufacturing) 관련 장비, 로보틱스, 드론, 로켓 발사 장비, 인공위성과 첨단 반도체’ 등의 전략적 기술을 제조하고, 상당량의 전략 원자재를 사용하는 제조업종으로 평균 고용 인원 500명 이상, 글로벌 순매출 1억 5천만 유로 이상인 대기업을 의미한다.

대상 업체는 2년마다 전략 원자재 채굴, 가공, 재활용 지역에 대한 도표화(Mapping) 등의 공급망 관련 감사 실시와 공급망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사내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법안은 핵심 원자재 재활용, 재사용 등 자원순환 강화 지원책을 마련하였으며, 특히 청정 기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영구자석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기업정보 공개를 강화하였다.

법 발효 3년 후 특정 제품을 EU에 출시하는 기업은 영구자석 포함 여부와 영구자석 포함 시 네오디뮴철붕소(NIB), 사마륨 코발트(SmCo), 알루미늄 니켈코발트(AlNiCo), 페라이트(Ferrite) 포함에 대한 정보가 담긴 식별이 용이한 라벨 또는 데이터 캐리어(data carrier)를 부착해야 한다.

* 데이터 캐리어(data carrier) : 법인 정보, 포함된 영구 자석의 중량, 화학적 구성 및 제품 내 함량 및 위치, 분리 방법 등의 정보가 저장

이때, 특정 제품으로는 자기공명영향장치(MRI), 풍력발전기, 산업로봇, 자동차, 소형 운송 장비, 에어컨, 히트 펌프, 전기 모터, 자동세척기, 건조기, 전자레인지, 진공청소기, 식기세척기 등을 적시하였다.

법 발효 3년 후부터 또는 위임 법안 발효 2년 후부터 영구자석의 중량이 0.2kg를 초과하는 제품의 경우, 폐기물에서 회수된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프라세오디뮴, 테르비움, 붕소, 사마륨, 니켈, 코발트의 비율 등을 웹사이트에 공개해야 한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 12월 31일 이후, 위임 법안을 통해 제품에 포함되어야 하는 폐기물에서 회수된 상기 원자재별 최소 비율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EU는 신뢰 가능한 교역국과 핵심 원자재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 투자 확대, 자원 부국과의 핵심 원자재 클럽(Critical Raw Materials Club) 창설 등 글로벌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은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에너지·운송 부문에서 스마트·클린·안전한 연결을 강화하기 위한 EU의 인프라 투자 계획으로, 2021~2027년간 개도국 중심으로 인프라 개발에 3,000억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조빛나 지부장은 “동 법안은 EU 차원에서 핵심 원자재를 공동으로 관리·확보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EU는 폐광 시설까지 전수 조사해서 핵심 원자재 추출 가능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핵심 원자재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한 “기대했던 보조금 구체 금액 등에 대한 정보는 없으나 전략 프로젝트와 재활용 기술·산업 등에 대한 허가 절차 단순화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면서 “핵심 원자재와 관련된 기업 정보공개 요구가 강화되고, 장기적으로는 영구자석 재활용 비율 요건 등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핵심 원자재 재활용 기술 투자와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폐배터리 수거, 재활용, 소비가 유럽 역내에서 확대될 전망이므로 우리 기업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며 “EU는 핵심 원자재 클럽 구성 등 우호국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공급망 동맹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탄소중립산업법’ 초안에 따르면 EU는 2030년까지 주요 탄소중립 산업의 제조역량을 EU 연간 수요의 40% 수준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 ‘탄소중립산업법’ 주요내용

동 법은 ▶태양광 및 태양열 ▶육상풍력과 해상 재생 기술 ▶배터리·저장기술 ▶히트 펌프와 지열 에너지 기술 ▶수전해 장치와 연료전지 ▶바이오 메탄 ▶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CCUS) ▶그리드 기술 등 8개 분야에 적용될 예정이다.

EU는 EU 내 제조역량 강화를 위한 ‘탄소중립 전략 프로젝트’를 지정하여 관련 허가 기한 단축, 원스톱 창구 지정 등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인프라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동 법에 따르면 탄소중립 전략 프로젝트의 허가 기간을 연간 생산 용량이 1기가와트(GW)를 초과하는 경우엔 12개월, 1기가와트(GW) 미만인 경우엔 9개월을 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탄소중립 기술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시장 출시 전 탄소중립 혁신기술의 개발, 테스트, 검증이 가능한 환경도 제공한다는 것이다.

▲ 탄소중립 관련 프로젝트 사업허가 시한

탄소중립 프로젝트 자금과 관련해서는 민간 자금 조달, 국제 금융 기관, 유럽 혁신기금, 인베스트 EU(Invest EU) 프로그램 자금 등을 활용해 지원할 계획이며, 인력 양성 및 교육과 관련해 탄소중립 산업 아카데미(Net Zero Industry Academies)를 설립해 숙련도 향상과 재교육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동시에, 탄소중립 유럽 플랫폼 설립을 통해 회원국별 조치를 조정·모니터링하고, 법안 수행에 대한 자문을 수행하는 등 전반적 사항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은 “EU는 ‘핵심원자재법’ 등을 통한 인·허가 간소화 등으로 EU 내 탄소중립, 전기 동력화 산업 육성을 도모하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영구자석 확보를 위한 기업 정보 공개와 각종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도 강화하고 있어, 유럽 투자 우리 기업들은 인센티브와 비용을 철저히 분석하여 전략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미국에 이은 EU의 이러한 움직임은 배터리 소재, 희토류 등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겐 장기적으로 공급망 다변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재생에너지 자원이 빈약한 우리로서는 기술만이 전기 동력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는 점을 감안, 정부는 수전해나 배터리 소재 등의 기업의 R&D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향후 EU의 입법 과정, 특히 EU 이사회 검토와 EU 집행위·의회·이사회 간 3자 합의 결과 등을 적극 모니터링하여 관련 정보를 업계에 전파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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