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재료·화학·물리·전자 공학 분야 융합 연구 성과

사람 손끝의 촉감을 신경 시냅스를 통해 뇌에서 인지하듯이 로봇 손끝에 장착되어 실제 사람의 피부처럼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센싱 기술이 개발됐다.

촉감을 느끼는 접촉 부분과 센서 부분을 공압튜브로 연결하여 기존의 전자센서가 작동하기 어려웠던 수중, 고온의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과 DGIST 김철기 교수 연구팀은 ‘자기 시냅스가 결합된 원격 촉각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 공압을 기반으로 한 원격 촉각 센싱 인체모사 개념도

*로봇 손가락의 끝에 달린 접촉부에서 촉각이 입력되면 공압튜브를 따라 압축된 공기가 이동하고 센싱부의 자석을 움직인다. 자기저항 센서는 이 세기 변화를 감지해 촉각을 전기신호로 바꾸게 된다. 사람의 중추신경계에서 시냅스를 통해 신경 신호가 전달되는 원리와 유사하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바이오닉암메카트로닉스융합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성과는 수행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에 'Remote tactile sensing system integrated with magnetic synapse'라는 제목으로 12월 5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사람의 손끝에서 뇌까지 중추신경계를 따라 촉감 신호가 전달되는 원리를 모사했다. 로봇 손가락의 끝에 실리콘으로 된 접촉부를 만들고 센서까지 공압튜브로 연결해서 접촉부에 촉각신호가 입력되면 얇은 공압튜브로 전달된 압력이 센서부의 자석을 움직이고 이 세기의 변화를 자기저항센서가 감지해 전기신호로 출력하는 원리이다.

▲ 원격 촉각 센싱 시스템

*(좌)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에서 개발한 원격 촉각 센싱 시스템. 접촉부를 손가락 끝에 부착하고 야구공을 들어 촉각 입력 신호가 출력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에서 개발한 원격 촉각 센싱 시스템 중 공압튜브가 연결된 센싱부의 모습

이 기술은 접촉부와 센서부 사이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원격방식이다. 접촉부에서 직접 센싱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접촉부에 사용된 유연 소재의 점탄성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측정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즉, 접촉부에 피부와 유사한 부드러운 소재를 써도 그 성질과 관계없이 정확한 값을 반복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한의사가 진맥하듯이 손목의 맥박까지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하다. 실험결과 쌀 한톨의 무게와 같은 0.03g 수준의 압력변화까지 감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기존 센서 기술의 한계도 극복했다.

습기와 열기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했던 전자센서 부분이 접촉부와 분리되어 수중, 고온의 환경에서도 센서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기계부터 재료, 전자, 물리, 화학까지 다양한 공학 분야의 전공자들이 머리를 맞댄 융합연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임현의 나노자연모사연구실장은 "바이오닉 암 또는 로봇에 적용하면 원전 사고 현장이나 물 속 등 기존 전자센서가 작동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에서도 신뢰도 높은 촉감 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 국민의 복지 향상과 안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