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실험으로도 찾지 못했던 우수한 투명반도체 소재를 컴퓨터 계산을 통해 발굴해낼 수 있게 되었다.

서울대 한승우 교수 연구팀이 투명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신소재 선별기술을 양자계산을 통해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투명반도체는 스마트 기기의 터치 패널, 광고용 투명 디스플레이 등 실생활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SF영화처럼, 평범한 유리 위에서 뉴스 영상과 정보 글을 볼 수 있는 기술도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투명반도체 성능이 향상되면 발광소자, 태양광발전, 터치패널 등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하지만 기존 투명반도체는 소재가 가진 물성의 한계 때문에 폭넓은 분야에서 상용화되는 데에 제약이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n형 반도체와 p형 반도체, 두 가지 물질의 성능이 모두 높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p형 반도체 소재는 대체로 낮은 성능을 나타낸다.

▲ 잘 알려진 p형 반도체 및 n형 반도체 물질들의 수소 불순물 형성에너지와 전공 유효질량. 이전의 이론 연구들은 전기 전도도가 높은 p형 반도체를 찾기 위해서 사용한 물질의 양공 유효질량으로는 실험적으로 알려진 p형과 n형 반도체를 구분하기가 어려우나 이 연구에서 제안된 수소 불순물 에너지를 사용하면 p형 반도체 물질을 명확하게 구분해낼 수 있다.

연구팀은 컴퓨터 계산만으로 우수한 p형 반도체 물질을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를 적용하여 수많은 물질을 신속하게 스크리닝하였고, CuLiO, La2O2Te 등 투명하면서도 전기전도도가 우수한 p형 반도체 후보군을 새롭게 발굴했다.

▲ 삼성분계 산화물에 대한 p형 반도체 선별 결과 및 우수 후보물질들. 수소 불순물 형성에너지를 통해 삼성분계 산화물들을 선별해낸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p형 반도체 물질들(붉은색 라벨)을 찾아내었고, 그 중에서 기존의 p형 투명 반도체보다 투명도와 전기 전도도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두 물질을 제안하였다.

p형 반도체 물질 선별에서 핵심적인 기술은 물질의 전기전도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물질 내 수소 불순물 에너지를 이용하여, 기존 연구들과 차별화된 높은 정확도를 선보였다.

한승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선별된 새로운 p형 반도체를 통해 고성능 투명 전자기기의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네이처 파트너쉽 저널인 엔피제이 컴퓨테이셔널 머터리얼즈(npj Computational Materials) 4월 3일 논문으로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