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시료에서 안정적으로 고감도 검출 가능
신속한 현장 진단 기대

[기계신문] 최우석 기자│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고전염성 호흡기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바이러스 표면의 당단백질을 통해 여러 아형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분류된다.

그 중 특정한 H5와 H7 아형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진화하여 가금류 산업에 경제적인 손실을 입히고, 인간의 건강에 큰 위협을 끼쳐왔다.

조류독감은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경제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최근에는 2개 유형이 동시에 발생하는 등 대규모 피해를 초래하였다.

많은 국가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을 신속히 진단하여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플랫폼이 개발되어 왔다.

그러나 조류독감의 경우 야외현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 병원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것과 달리 불투명한 불순물과 섞여있는 분변과 같은 현장시료에서도 바이러스를 감별해야 한다.

기존의 현장진단 플랫폼은 진단 결과가 위양성 또는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특이적 진단에 한계를 갖고 있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이준석 박사팀은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송창선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현장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현장시료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이고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근적외선으로 흡∙발광하는 상향변환발광 나노입자에 구조 설계와 도핑 제어를 통해 광특성을 최적화하였다.

이 나노입자를 이용하여 근적외선 신호 기반 조류독감 진단키트를 제작하고, 해당 키트의 분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플랫폼을 제작하였다.

▲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을 위한 근적외선 흡/발광 상향변환 나노입자 기반의 진단플랫폼의 모식도

개발된 플랫폼과 상용화되어 있는 금나노입자 기반 조류독감 진단키트를 저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 H5N2와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 H5N6를 대상으로 하여 민감도를 비교하였다.

개발된 플랫폼은 상용화된 금나노입자 기반 진단키트보다 약 10배의 민감도를 가질 뿐 아니라, 불투명한 시료에서도 안정적으로 바이러스를 검출하였으며 금나노입자 기반 조진단키트는 바이러스의 검출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개발된 플랫폼은 대상으로 하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만을 특이적으로 검출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은 칼슘이온을 추가로 첨가하여 민감도를 높여 발광효율을 극대화시켰다.

그리고 나노입자를 기반으로 하는 진단키트의 검출신호를 분석하기 위해 소형 리더기를 제작하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간단히 휴대전화 화면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신호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 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이준석 박사가 김재영 연구원(제1저자)와 함께 새롭게 개발한 진단키트를 시연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개발된 플랫폼은 향후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확산 억제 및 근절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IST 이준석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여 신속성과 정확성, 경제성 및 사용편의성을 갖춘 보급형 소자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의 신속한 현장 진단 및 확산 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기관고유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최신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