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데르발스 힘에 의한 양자점-실리카 결합기술 이용

[기계신문] 오상미 기자│한국과학기술연구원 우경자 박사 연구팀이 반데르발스 힘에 의해 양자점과 실리카입자를 하이브리드 함으로써 최고의 발광세기와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양자점(Quantum Dot)은 반도체 나노입자의 통칭으로 보통 10 nm 이내의 크기를 가지며 크기에 따라 밴드 갭(band gap) 에너지가 달라진다. 밴드 갭 이상의 에너지를 흡수하면 밴드 갭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한다.

양자점의 밴드 갭 에너지는 대부분 가시광선 영역에 속하는데, 입자가 작을수록 밴드 갭 에너지가 커서 청색에 가까운 빛을 방출하며, 입자가 클수록 밴드 갭 에너지가 작아져서 적색에 가까운 빛을 방출한다.

유기염료에 비해 우수한 광안정성과 색순도, 광효율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나노입자의 근원적 문제점인 응집현상이 심해서 활용에 제한이 많았다. 양자점이 응집되면 발광세기가 심각하게 감소한다.

양자점을 10 배 이상 큰 친환경 실리카입자(100 내지 200 nm) 표면 가까이에 10 nm 이상의 간격으로 균일한 분포를 갖도록 하이브리드하면, 다루기가 쉬울 뿐만 아니라 응집문제가 완화되고 발광세기와 안정성이 증가하는 장점을 덤으로 얻게 된다.

전체적인 입자의 거동이 큰 입자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에 응집 현상이 완화되는 것이다. 200 nm 이상 큰 입자들은 빛을 산란시켜서 방출되는 빛의 세기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덜 효과적이다.

양자점을 실리카 표면 가까이(~10 nm)에 하이브리드 하는 이유는 이보다 깊을수록 방출되는 빛의 세기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양자점을 10 nm 이상의 간격으로 균일 분포를 만드는 이유는, 양자점이 많을수록 좋으나 10 nm 보다 가깝게 위치할 경우, 하나의 양자점이 내는 빛을 옆의 양자점이 흡수하여 빛의 세기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양자점 표면에 결합된 소수성 리간드(유기물 분자)를 화학적으로 바꾸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는데, 이 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할 뿐만 아니라 양자점의 광특성을 일부 손상시킨다.

소수성 양자점 표면에는 물리적 상호작용인 ‘반데르발스 힘’만이 존재하는데, 보통 소수성 입자 사이의 반데르발스 힘은 너무 약해서 완전히 가역적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입자를 만들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연구팀은 원래의 입자 사이에 작용하는 약한 힘인 ‘반데르발스 힘’을 이용하여 하이브리드 함으로써 공정의 간편함은 물론, 이론상 최고의 발광세기와 안정성을 갖는 광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나노영역에서는 접촉면적을 넓힘으로써 반데르발스 힘만으로도 나노입자를 실리카입자에 하이브리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였다.

즉 표면이 울퉁불퉁한 소수성 실리카입자를 만들어 섞어주면, 오목한 부분에 소수성 양자점들이 끼워질 것이고, 이것을 실리카로 얇게(~10 nm) 코팅함으로써 양자점-실리카 하이브리드 입자를 완성하였다.

▲ 소수성 양자점과 실리카입자가 하이브리드 되는 공정을 보여주는 단면도

완성된 양자점-실리카 하이브리드 입자는 울퉁불퉁한 구조로 인해 양자점 사이의 간격이 13 nm 이상 균일하게 유지되었고, 실리카를 코팅한 뒤에도 입자간 응집이 거의 없었다.

완성된 양자점-실리카 하이브리드 입자는 기본 양자점에 비해 최대 690% 까지 증대된 발광세기를 나타냈다. 6 W의 UV 하에서 기본 양자점은 2일후 완전히 응집, 침전되는데 반해 양자점-실리카 하이브리드 입자는 5일 이상 초기의 광특성을 유지할 정도로 놀라운 안정성을 나타냈다.

▲ 소수성 양자점과 실리카입자가 하이브리드 되는 과정에 따른 입자들의 (a) TEM 이미지, (b) 발광스펙트럼, (c) 광안정성

기본 양자점에 비해 최대 690% 까지 증대된 발광세기를 나타내고, 6 W의 UV 하에서 2일 후에 완전 침전되는 양자점에 비해 5일 이상 초기의 광특성을 유지하는 양자점-실리카 하이브리드 입자를 ‘반데르발스 힘’만을 이용하는 간단한 공정을 통해 개발하였다.

개발된 하이브리드 광소재는 LED, 디스플레이, 바이오-이미징에 의한 질병진단, 센서 등에 적용이 유망하며, LED 조명에 적용하여 그 우수성을 확인하였다.

개발 공정이 간단하고 합성된 광소재의 특성이 우수해서 실용화가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하이브리드 공정은 기타 나노입자들의 하이브리드 공정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경자 박사는 “이 연구는 최고의 광특성을 발현하도록 양자점과 실리카입자를 물리적 상호작용만으로 하이브리드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개발된 광소재는 LED, 디스플레이, 바이오-이미징, 센서 등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및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미래원천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레터스(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 4월 19일자 논문으로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