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제조업 가동률 장기 하락의 원인” 보고서 발표

▲ 국내 제조업 가동률이 2010년 이후 장기간 하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그 원인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산업연구원(KIET)은 “제조업 가동률 장기 하락의 원인”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가동률의 장기 하락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교역 부진 등으로 제조업 성장이 크게 둔화된 가운데, 저금리 기조로 투자가 상대적 호조를 보이고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조업 생산과 생산능력이 모두 2010년 이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증가율이 현저하게 둔화되었으나, 생산 증가율의 둔화 폭에 비해 최근의 투자 호조 등으로 생산능력이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둔화했다는 설명이다.

업종별로는 생산 호조 업종(반도체, 정밀기기 등)에서는 기업들의 선제적 투자로 생산능력도 빠르게 확대되면서 가동률 상승이 미미한 반면, 생산 부진 업종(조선, 섬유 등)은 구조조정 지연으로 생산능력 감소가 더디게 이루어지면서 가동률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인 민성환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의 글로벌 교역 부진과 초저금리 지속이 가동률 장기 하락의 주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의 글로벌 경기 회복과 금리 상승 추세 등은 향후 가동률 하락세의 반전을 가져올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경 이후 국내 제조업 가동률이 장기간 하락 추세를 지속하면서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근접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 국내 제조업 생산 증가율과 평균가동률 추이 * 자료 : 통계청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교역 부진 등으로 국내 제조업 성장세가 현저히 둔화된 반면, 설비투자는 저금리 기조 등을 바탕으로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가동률 하락의 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 제조업 부가가치와 설비투자 증가율 추이 * 자료 : 한국은행

제조업 평균가동률과 생산지수, 생산능력지수의 기간별 연평균 증가율 추이를 보면, 2010년 이후 생산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반면, 생산능력 증가세는 투자 호조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둔화 폭이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능력의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는 저금리 등에 따른 설비투자 호조, 역시 저금리에 힘입은 한계기업의 잔존과 구조조정 지연, 적응적 기대에 기반한 기업 투자 행태 등이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 국내 제조업의 한계기업 비중 추이 * 자료 : 통계청 기업활동조사(최현경외(2017.12), `한계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에서 재인용)

산업별로 보면, 생산이 빠르게 증가한 생산 호조 업종들은 생산능력도 크게 확대되면서 가동률 상승이 미미하게 나타난 반면, 생산 부진 업종들은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생산능력 감소가 더디게 이루어지면서 가동률이 크게 하락했다.

과거 가동률이 상승한 기간(2001~07년)과 비교하면, 같은 기간 중 생산 호조 업종들에서 생산이 생산능력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가동률도 크게 높아지면서 전체 가동률의 상승을 가져온 점이 차이로 나타났다.

▲ 주요 업종별 생산 및 생산능력, 가동률 변화(2011~18.1분기) (단위 : %, 기간 중 증가율) * 자료 : 통계청 자료를 이용하여 산업연구원 작성 * 주 : 생산호조(부진)업종은 생산 증가율이 제조업 전체보다 유의하게 높은(낮은) 업종

가동률 지표와 실제 가동률의 괴리 등 제조업 가동률 통계상 한계도 가동률 장기 하락의 한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생산능력 통계 추정 등과 관련된 일부 문제들이 지표와 현실의 괴리를 통해 가동률 하락에 일조하였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최근의 세계경제 회복세, 금리 상승 추이 등은 향후 가동률 추이 전환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요컨대 제조업 가동률의 장기 하락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교역 부진과 초저금리 기조 지속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교역 부진에 따른 국내 제조업의 전반적인 생산 둔화 속에 저금리에 따른 설비투자 호조, 한계기업 잔존,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인해 생산능력 증가세가 생산보다 완만하게 둔화되었다.

최근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 조선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수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 금리 상승에 따른 주력업종들의 설비투자 둔화 가능성 등은 향후 제조업 가동률 하락세의 진정 내지 반전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