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표지에 실린 기술이미지

[기계신문] 메조다공성 무기질 소재는 높은 표면적, 물질 이동이 용이한 기공 크기, 많은 활물질을 담지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어 에너지 전환 및 저장장치, 약물전달, 촉매 분야에 널리 활용되는 기초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균일한 입자의 크기와 형태를 갖는 메조다공성 입자는, 메조다공 구조의 장점과 균일 입자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연구 및 활용되고 있다.

기존의 메조다공성 소재는 주로 불균일한 비정형 형태로 합성되어 왔으며, 입자의 형태 및 기공 구조의 제어에 많은 제약이 있어왔다. 또한 합성법이 복잡하거나 그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에는 입자의 형태와 기공 구조를 제어하기 위하여 서로 다른 크기 스케일을 갖는 주형을 순차적/병렬적으로 사용하거나, 스프레이 기법과 같은 별도의 기기를 추가적으로 사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여러 합성법/주형법을 결합하는 방식은 범용적으로 이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별도의 주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7단계 이상의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정이 요구된다.

용액상에서의 직접 침전법의 경우 대부분 수용액 상에서 합성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물과 반응성이 큰 전이금속 전구체는 사용할 수가 없어 물질이 제한적이다.

또한 기존의 방법으로는 소재의 매크로 구조와 나노 구조를 각각 동시에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없다는 명확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면서 메조다공 구조를 가지는 입자 형태의 무기질 금속산화물을 간단하게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고분자를 이용해 다공성 무기질 소재를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포항공과대학교 이진우 교수 연구팀은 형상과 구조를 정밀하고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기능성 다공소재 합성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둘 이상의 고분자를 섞어 원하는 성질을 실현하는 고분자 블렌드라는 독창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이어 필요한 물질을 섞은 뒤 열처리하는 두 단계의 과정만으로 메조다공성 입자의 크기와 형상은 물론 기공의 구조·크기·조성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합성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기술은 2종 이상의 필요한 물질을 외부적인 기계 에너지를 사용하여 균일한 혼합 상태로 만든 후 열처리하면 별도의 추가 공정 없이 간단하게 메조다공성 무기 소재 입자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다. 이처럼 고분자 블렌드의 거동을 다공성 무기 소재 합성에 적용한 것은 연구팀이 처음이다.

▲ 개발한 SHAPE(Spherica and Hollow Assembly-based Particle Engineering) 합성 기술. 고분자 블렌드를 통해서 다양한 메조다공성 입자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입자의 형태가 구형과 타원형으로 형성되어 있고, 2종류의 단일중합체를 이용하여 메조다공성 hollow 입자를 합성할 수 있다. 간단한 조건의 변화를 통해서 기공의 크기, 입자의 크기, 내부 빈 공간의 크기 및 물질의 조성 등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입자의 크기, 형상, 기공의 구조 및 배향이 정밀제어된 메조다공성 소재를 합성할 수 있는 원천소재기술의 개발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금속 산화물, 탄소, 세라믹, 복합체를 포함한 다양한 물질조성으로 확장이 가능하여 향후 촉매, 약물전달, 에너지 저장 및 전환장치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합성한 구형의 탄소 또는 금속 산화물은 이차전지의 고용량 음극재로 사용될 수 있다.

기존의 불균일한 형태의 소재와 달리 크기와 기공 구조가 제어된 균일한 구형 입자는 높은 팩킹 밀도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단위면적당 높은 밀도로 전극 소재를 도포할 수 있어 고용량·고밀도의 배터리의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우 교수는 “이 연구는 다공성 무기질 소재의 입자 외형뿐 아니라 내부 기공의 크기와 모양도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차전지 등 실용적인 연구에 적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분자화학 분야와 소재합성 분야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재료 분야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7월 5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