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장비(PCR) 없이 신속한 AI 감염 여부 및 아형 판별 가능

▲ 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이준석 박사(좌측)가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세포의 형광패턴을 살펴보고 있다.

[기계신문] 최근 국내외에 큰 피해를 일으킨 조류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 바이러스는 매년 주기적으로 반복·발생하고 있으며, 국가적인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주고 있다.

AI 바이러스는 갈수록 그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특성상 변종을 쉽게 일으키는데, 작년에는 2개 이상의 바이러스 유형이 동시 발생하는 등 대규모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살처분이라는 방식을 통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변종을 막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존의 진단방법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장비 및 시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확산을 효율적으로 막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이준석 박사팀은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송창선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추가적인 장비 없이 녹색 파장의 형광을 바이러스의 지문처럼 활용하여 바이러스의 감염 및 아형을 구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현장진단키트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종란접종법과 유전자 검사법으로 결과를 얻기 위해 짧게는 3~4일, 길게는 약 7일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종란을 배양하기 위한 추가시설이 필요하며, 면역측정 또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같은 기법을 활용하기 때문에 분석을 위한 추가적인 장비와 소요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의 한계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각종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민감도(sensitivity)가 다르다는 점과 감염 시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활성산소군의 모태가 되는 초과산화물에 형광 탐침(probe, 특이적으로 검출하는 물질)을 AI 바이러스 검출에 적용하였다.

▲ 형광 프로브를 활용한 조류독감 바이러스 검출 원리 및 분석 프로세스 모식도

사전에 23종의 포유동물 세포주(cell line)에 3종의 AI 바이러스의 감염 정도를 수치화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형광 세기의 변화를 계산하였다. 그 결과 3종의 AI 바이러스의 아형(subtype)을 완벽히 구별하는데 성공했다.

KIST 이준석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지문 기술을 이용하여 경제성이 높은 1차 진단기술을 보급하고, 이를 통해 AI 바이러스의 신속한 확산 방지 및 금전적 손실 최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ORP(Open Research Program)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Angewantd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최신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