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의 경제성·대면적화·고성능화 동시 달성

[기계신문] 연료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로, 오염물질 배출 없이 높은 발전효율을 갖는 미래 에너지 소자다. 특히, 세라믹 연료전지는 귀금속 촉매가 사용되지 않음에도 다른 연료전지에 비해 발전효율이 높고 다양한 연료사용이 가능하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벼운 이온인 프로톤을 전도하는 세라믹 전해질로 구성된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는 이론적으로 중저온 영역에서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 전해질보다 100배 이상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갖기 때문에 차세대 연료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박막 전해질-전극 접합체 제작이 매우 어렵고 고온 공정 중 열화로 인해 급격한 물성저하가 발생하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이 요원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고온에너지재료연구 센터 이종호, 지호일 박사팀이 한양대 신동욱 교수팀과의 협업을 통해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고성능 대면적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protonic ceramic fuel cell, PCFC)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출력성능 평가현장

최근 PCFC의 새로운 공기극 물질들이 개발됨에 따라 비약적인 전극성능의 개선이 이루어진 반면, 난소결성인 전해질과 다공성 연료극의 접합체 제작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그 결과 대부분의 PCFC는 3 ㎠ 이하의 면적으로 제한되었으며, 전해질의 박막화 또한 어려워 성능손실은 전해질의 전기저항에 의해 크게 발생하였다.

이에 연구팀은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대면적 전지를 제조할 수 있는 공정기술 개발을 추진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해질-전극 접합체 구조의 열처리 과정 중 전해질이 치밀해지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체계화하였고, 이를 응용하여 공정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미세구조와 출력성능 비교. (좌) PCFC 전자현미경 사진 (우) PCFC 출력 비교

또한, 연구팀은 추후 상용화를 고려하여 실제 양산공정에 쓰이는 대면적 스크린 인쇄법과 단시간 저온 열처리가 가능한 마이크로파 공정을 활용함으로써 경제성을 확보하였다.

5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전해질로 구성된 5×5 ㎠ 크기의 대면적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는 기존 결과에 비해 10배 이상의 높은 출력을 나타냈으며, 실제 연료전지 사용 환경과 유사한 측정 시스템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출력성능을 검증함에 따라 그간 요원하게만 느껴졌던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이종호 박사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은 기상·기후의 가변성으로 전력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번 연구결과를 연료전지의 확장 분야인 ‘에너지저장’에 적용하면 재생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획기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대면적 PCFC 사진 (5×5 ㎠)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저온 전해질-연료극 동시 제작 공정기술은 신규소재의 활용 시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경제적인 공정으로 PCFC의 추가적인 대면적화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PCFC의 상용화와 함께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연료 생산 및 저장 분야로의 확장도 크게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에너지 기술 분야의 국제 학술지 ‘Nature energy’ 8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