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RI 진공증착 기술과 기존 공정기술 간 결정화 특성 비교

[기계신문] 최근 고성능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는 가운데 보다 고화질의 영상구현, 대화면에서도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개발이 가능한 길이 열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용액공정이 아닌 진공 중 유기물질을 융해 증발시켜 접착시키는 진공증착 공정만을 활용, 유기물질로 구성된 나노급 렌즈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유기 나노렌즈’는 주로 디스플레이 제품에 사용된다.

최근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은 제품의 고해상화로 인해 요구되는 OLED 픽셀 크기가 점점 줄어들어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픽셀과 비슷한 크기를 지닌 마이크로렌즈를 적용하는 경우 화질 저하가 나타난다.

나노렌즈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마이크로 렌즈보다 화질이 뛰어나며 색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저전력–고명암비-초고화질 O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서는 유기 나노렌즈 개발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 AMOLED 디스플레이 적용 시 마이크로 렌즈와 나노 렌즈의 특성 비교

연구진은 고성능 디스플레이 제작을 위해 렌즈 크기를 수십 나노미터부터 수백 나노미터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도록 이번 기술을 개발했다. 덕분에 OLED 픽셀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유기 나노렌즈 제조가 가능해 이미지 왜곡을 줄이고 시야각에 따른 화질변화를 낮추고 전력소비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기존 마이크로렌즈 기술은 주로 액체를 활용하는 ‘웻(Wet) 공정’으로, 양산을 위한 산업체 적용이 어려웠다. 이에 반해 연구진은 물기가 없는 ‘드라이 공정’ 중 하나인 ‘진공 증착’ 공정만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마스크, 열처리, 패터닝 등 추가 공정이 필요 없어 제작 비용을 줄이고 저온에서도 쉽게 제작이 가능하다. 기존 공정 프로세스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없이 그대로 적용이 가능해 호환성 역시 뛰어나다. 아울러 기존 광추출 기술이 딱딱한 기판 위에서만 제조가 가능했던 반면, 이번 기술은 유연한 OLED 제품에도 쓰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유기 나노렌즈는 유기물을 끓여 증기가 발생되면 증기를 OLED 소자로 보내 특정조건에서 유기물을 결정화시켜 제작된다. 결정질 물질은 유리와 같은 비정질물질보다 표면장력이 높아 평평하게 증착되지 않고 곡면형태의 렌즈로 만들어진다.

▲ ETRI 진공증착 기술과 기존 공정기술 간 결정화 특성 비교


연구진은 서울대 김장주 교수와 협력, 상부발광형 OLED 소자 실험을 통해 유기나노렌즈의 성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적녹청(RGB) 모든 색상에 대해 픽셀 블러 등 화질저하 없이 광추출효율이 동일하게 약 1.5배 증가함을 밝혀냈다. 시야각 특성도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프로젝트 책임자인 ETRI 유병곤 박사는 “유기 나노렌즈가 광추출뿐만 아니라 광흡수에도 우수한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태양전지와 광검출기에도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광굴절 특성을 조절함으로써 자동차나 건물 등의 유리뿐만 아니라 조폐분야 등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기술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중견업체인 (주)주성엔지니어링에 기술이전 되었으며, 연구진은 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기술력을 더해 산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