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계가 장기 불황에 힘들어하는 가운데 선박의 수리 및 개조산업의 재건이 국내 조선산업의 혁신성장 수단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기계신문]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최대의 수리조선국가로 인정받던 시기가 있었으나, 조선업체들이 수익성이 좋은 신조선 시장에 집중하면서 중대형선박의 수리조선 사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신조 시장이 장기간 불황에 빠지고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산업생태계 유지측면에서 수리조선을 되살릴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산업연구원(KIET)은 7일 “대형선박 수리·개조산업 재건을 통한 국내 조선산업 혁신성장 모색”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계가 장기불황인 신조 시장과 다르게 선복량 증가와 환경규제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대형선박의 수리·개조 산업을 통해 조선산업의 혁신성장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불황으로 인해 가동을 멈춘 유휴설비를 활용하고, 경쟁국과 비교하여 우수한 숙련공, 친환경 기자재 및 LNG관련 기술보유 등을 활용한다면 침체된 조선산업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리조선 시장은 급격히 증가된 선복량에 의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환경규정 강화로 선박 수리뿐만 아니라, 친환경 설비의 장착, 추진시스템의 개조를 위한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Clarkson에 의하면 전 세계 선박 수리시장은 2016년 기준 77억 달러 규모로 2013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7억 달러 성장. 2016년에는 선박 1척당 수리비용으로 평균 14.5만 달러 지출했다.

▲ 주요 선종별 세계 선박수리 시장 규모 * 자료 : Drewry 2015(김형구 외(2017), “조선해양기자재 글로벌 After Market 진출방안
▲ 주요 품목별 세계 선박 개조시장 규모 * 자료 : 각종 시장 자료를 활용하여 산업연구원 정리

해운사는 선박의 검사·수리 기간을 단축할수록 추가적인 선박 운영을 통한 수익창출 가능하므로, 항로·항구 위주의 영업과 일정관리가 중요하다. 수리조선은 현장에서의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에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 대응역량이 높은 인력이 필요하다.

▲ 수리조선 사업과 신조선 사업의 비교 * 자료 : 송하철 외(2010), “한국 수리조선산업의 국제경쟁력 분석”, 한국항해항만학회지 제34권, 제10호, pp. 799~805

싱가포르는 2017년에 3,360만 TEU를 처리한 세계 2위의 항만도시며, 주변국 저임금 노동자 활용이 가능하고 태풍이나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경우가 없어 수리 일정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조선해양산업을 핵심산업으로 판단하여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직원 1명당 3.5명의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어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 방글라데시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연근해에서 운항하는 소형선박 수리시장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대형선박 수리시장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부산항 규모의 성장, 세계 선복량 증가 등을 고려하면, 시장개척을 통해 과거와 같은 수준까지 시장 회복도 가능할 전망이다.

개조작업은 수리보다 조선소에서의 작업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기간 단축과 기술력이 중요하다. 벌크선 시장은 중국, 다른 선박이나 개조시장은 싱가포르가 시장 점유하고 있어 경쟁국에 비해 차별화된 강점을 확보해야 한다.

기술적 우위를 살리기 위해서 LNG선박 관련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으며, 대형조선사의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개조에 대한 요구도 증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대형선박의 수리·개조산업은 조선산업의 혁신성장 및 경쟁력 유지·강화라는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유휴설비와 인력을 적극 활용하여 작업장과 기자재 조달이 가능한 배후단지를 갖추고, 수리조선업 전문가, 과거 수리조선 인력, 조선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숙련공이 대형수리조선 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연계할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 이은창 부연구위원은 “중국, 싱가포르와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대형선박 수리·개조산업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선박의 수리·개조뿐만 아니라 선용품 및 연관 관광산업에서 생산 증가와 고용 창출을 위한 중대형 선박의 수리·개조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