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쥐게 되면 촉각으로 다양한 정보 느껴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 분야 활용 기대

▲ KIST 연구진이 모양에 맞는 촉감이 전달되는 스마트폰용 촉감 제시 기술을 시연해보고 있다.

[기계신문] 촉감 제시(tactile display) 기술은 사용자에게 힘, 진동, 패턴 등을 이용하여 가상의 촉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로, 휴대폰, 컴퓨터, 의료, 재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연구되어 왔으며 그 적용 분야를 활발히 넓혀가고 있다.

현재 촉감 제시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구동장치, 센서 등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인해 소형화, 경량화가 이뤄지고 있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자극 생성 장치들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촉감 착각 현상’(tactile illusion)을 응용, 스마트폰과 결합하여 사용 가능한 촉감 제시 기술을 개발해 스마트폰, 의료재활, 컴퓨터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료로봇연구단 강성철 박사 연구팀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로봇연구그룹 양기훈 수석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의 촉감이 가지고 있는 착각 현상을 이용하여 비교적 적은 수의 액추에이터만으로 위치나 방향 정보를 효과적으로 생성, 2차원적인 촉감 정보 전달이 가능한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 진동 촉각 자극의 활용 예시 개념도

다수의 액추에이터를 사용하여 촉각 장치를 만드는 기술은 현재 선진국에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장치를 소형화하기 어려우며 구동장치 간 동작의 간섭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12개의 선형 진동모터로 된 구동장치 간의 간섭을 최소화하며, 손바닥 면에 촉감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스마트폰용 햅틱 패드를 설계하였다. 이번 연구의 핵심 아이디어는 사람의 정신물리학적 인지 특성의 하나로서, 사람의 손바닥이 갖는 촉감 해상도의 한계로 인해 나타나는 촉-착각 현상(haptic illusion)을 응용하여, 적은 수의 구동기로 인접하는 구동기 간의 자극의 세기와 타이밍을 조절함으로써 고해상도의 촉감 움직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술이다.

▲ 촉감 제시 패드의 설계도

이러한 기술로 만들어진 촉각 패드는 스마트폰과 결합하여 다양한 촉각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정보전달 기기로 활용이 가능하며 활용분야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개발된 촉각 패드가 시각장애인 및 일반인들에게 네비게이션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게임 등과 연동하여 정보 전달이나 음악과 연동한 촉각 자극 전달에도 가능성을 보였다.

향후 이 기술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다양한 스마트 워치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촉감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로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햅틱 촉각 패드의 개발 사진

강성철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촉-착각(haptic illusion), 열-착각(thermal illusion) 등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신물리학적 착각 현상을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촉감 디스플레이 기술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을 공학적으로 이용하면 원거리에 있는 상대방의 촉감과 체온을 느낄 수 있는 보다 인간적인 '휴먼-터치 인터페이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KIST는 올해 3월 ‘의료로봇연구단’을 신설하여 바이오, AI, 로봇 기술을 융합한 의료 및 헬스케어 로봇 연구를 추진하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인간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인지·신체·시공간적 능력을 증강시키는 ‘휴먼+’ 기술을 지향하는 연구로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하에 KIST 기관고유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산업정보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산업정보학 저널(IEEE Transaction on Industrial Informatics)’ 최신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