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ST 의료로봇연구단 강성철 박사팀은 24일(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국산 카테터 로봇 시스템 `닥터 허준(Dr. hujoon)`개발하여 사체(카데바)를 활용한 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

[기계신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료로봇연구단은 기존 허리디스크 통증을 치료하는 ‘경막외 신경성형술’에 사용 가능한 미세수술 로봇 시스템을 개발, 24일(수)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미세수술 로봇 ‘닥터 허준’(Dr. Hujoon)으로 사체(카데바)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경막외 신경성형술(EN, Epiduroscopic neuroplasty)은 디스크, 협착증 등의 염증반응에 의해 손상된 신경에 약물을 주입하여 염증반응을 완화하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시술이다.

‘닥터 허준’ 로봇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동아 교수팀과의 협력을 통해 2017년 돼지를 이용한 수차례 전임상 동물 실험을 통해 실제 수술에서의 활용성과 기능성을 확인하였으며, 고도화 및 안정화시킨 로봇 시스템으로 이번 전임상 실험을 수행했다.

▲ 연세대학교 신동아 교수가 `닥터 허준(Dr. hujoon)` 로봇시스템으로 카테터를 원격으로 조종하고 있다.

경막외 신경성형술 시술방법은 먼저 시술 전 MRI를 통해 병변 위치를 파악한다. 척추의 꼬리뼈에는 척추관을 통하는 구멍이 있는데,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 후 구멍을 통해 경막외 공간으로 특수한 카테터를 삽입하여 중추신경과 신경가지에 생긴 염증 유발물질 및 유착들을 제거하여 신경이 압박받는 부위를 치료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특수 처방된 약제를 주입하거나 레이저를 통해 탈출된 디스크 조직을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정확한 시술을 위해 X선 촬영 장비인 ‘C-arm‘을 사용하여 카테터의 위치를 파악하고, 카테터 끝단에 장착된 내시경을 통해 경막외 환부의 상태를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시술자 및 환자가 방사선에 의한 피폭에 노출되어 피부암, 특발성 백혈병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시술 중 경막외 공간이 좁은 경우, 삽입 가능한 카테터의 크기가 제한되어 내시경 영상의 화질 저하의 한계가 있었다.

▲ Dr. Hujoon 구성 설명도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차세대 미세수술 로봇 시스템 ‘닥터 허준’은 원격을 통해 카테터 말단의 위치를 파악·제어할 수 있어, 방사선 피폭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보다 정밀한 시술로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좁은 수중(水中)의 경막외강 공간에서 카메라의 심도와 시야각 확보는 안전하고 정교한 시술을 위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카테터의 직경이 작은 것이 유리하다.

개발된 카테터는 체내 수중 환경에서 심도와 시야각을 개선한 고화질의 초소형 카메라가 적용되었고, 레이저 시술 및 조명 채널이 포함된 직경 3 mm의 카테터를 개발하였다. 이 카테터는 현재 상용화를 위한 전기전자 안정성 시험과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 전동/수동 카테터 구조

‘닥터 허준’ 로봇 시스템은 로봇 팔에 장착된 로봇 카테터를 6자 유도 햅틱 마스터 장치를 사용한 원격 구동으로 경막외 공간 내에 삽입 및 조향하는 시스템이며, 시술 중 2차원 C-arm 영상을 카테터의 3차원 위치로 계산하여 집도의에게 제공하는 가상현실(VR)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구현되어 있다. 또한 시술 과정 훈련을 위한 트레이닝 시뮬레이터를 개발하여, 실제 임상의의 훈련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성철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닥터 허준 수술 로봇시스템은 기업, 의료진과의 협업을 통해 개선된 성능의 전동·수동 카테터와 가이드 로봇, 원격조종 및 내비게이션 장치로 구성된다. 특히 개발된 3 mm급 카테터는 고화질의 영상으로 의사가 환부를 정확히 볼 수 있어, 정교하고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고, 레이저 채널을 이용하여 디스크 조직의 제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기술진흥원에서 5년간(2013~2018) 국제공동연구과제로 진행되었으며, 수술로봇 연구는 KIST 강성철, 김천우, 서승범, 이득희 박사팀이 수행하였다. 또, 미국 Texas A&M 대학 류석창 교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동아 신경외과 교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김윤상 교수, (주)인지, (주)엔티로봇, (주)메디쎄이가 공동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