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지난달 25일 현대자동차가 지난해보다 76.0%나 감소한 2,889억 원의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자동차부품 업계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최근 중국,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의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 부진으로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도 어려워지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선도 투자 등을 통해 대비해온 기업들은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지역 자동차부품사들의 공통점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글로벌 시장개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램프와 새시 등을 생산하는 1차 협력사 A사는 특정기업에 대한 납품비중을 줄이고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중국 현지의 로컬자동차 메이커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고, 인도·유럽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국시장 부진에 따른 여파를 상당부분 상쇄하고 있다.

특히 기존 제품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자동차 부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불황 극복의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무차입 경영을 통해 최근의 자동차부품사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제한 분위기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다.

자동차 변속기와 파이프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또 다른 1차 협력사 B사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발레오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4년간 1,800억 원의 제품을 남품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최근 밝혔다.

평소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B사는 자율주행차, 수소전기차와 관련한 제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미래형자동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특히 자체기술로 개발한 전기차용 감속기를 중국 상하이차에 직접 납품하면서 최근의 어려움 속에서도 돋보이고 있다.

상용차 차축을 주로 생산하는 1차 협력사 C사는 과감한 도전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업체다. 중국 현지에서 직접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여러 곳에 납품하고 있으며, 상용차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과감히 승용차 부품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로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신시장 개척 노력은 1차 협력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2차, 3차 협력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는 업체가 많다. 자동차 엔진과 브레이크 관련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2차 협력사인 D사도 평소 연구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기로 유명하다.

D사는 주력제품이 아닌 조향장치 분야에 새롭게 도전해서 성과를 내고 있다. 기존에 각 부분을 용접해서 생산하던 제품을 단조방식으로 한 번에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고 부가가치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반면 성서산업단지에 소재한 2차 협력사 E사처럼 어려운 시기를 생산 공정 개선과 각종 업무 시스템 효율화 등 기본을 견고히 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지금은 자동차 부품사들이 어렵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기본이 튼튼한 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한 발 앞서간다는 대표이사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는 최근의 어려움에 대한 걱정이 오히려 지역 부품기업과 지역경제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상황이 좋지 않고 그 영향이 1차, 2차, 3차 협력사들에게 확대되고 있지만, 지역 자동차 부품사들이 R&D를 통한 신제품 개발, 수출 다변화, 공정혁신 등으로 위기를 극복해가고 있어 희망도 크다는 것이다.

대구상공회의소 이재경 상근부회장은 “분명 지금의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 자동차 부품사들은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과 경쟁력, 그리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