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최근 웨어러블 전자소자, 사물인터넷(IoT), 자가발전 스마트 센서 등이 각광을 받으면서 전자회로를 가볍고, 유연하면서, 초소형화하기 위한 파워장치(power device)의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전자회로의 교류 필터링(AC filtering) 파워장치로 사용되는 전해콘덴서는 KHz의 고주파수 영역에서도 동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에너지발전 혹은 수확장치에서 교류 형태로 발생하는 전압이나 전기공급 시에 발생하는 전압 노이즈나 잔물결을 여과해서 일정한 전압을 전자기기에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상용화된 전해콘덴서는 낮은 체적용량으로 인해서 전자회로 내에서 많은 부피를 차지하면서 무게를 증가시키고 있다. 반면, 배터리와 같은 에너지저장장치는 용량은 높지만 느린 전하수송속도로 인해서 높은 주파수에서 에너지를 저장 못하고 열로 발산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는 에너지저장장치가 안고 있는 용량과 주파수거동 간의 물성 딜레마에 기인한다.

이러한 가운데 성균관대학교 박호석 교수와 미국 드렉셀대학교 유리 고고치(Yury Gogotsi) 교수 연구팀은 고주파수 영역에서도 부피당 높은 에너지 용량을 가지는 유연 슈퍼커패시터 전극 및 전해질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멕센/고분자 복합체 유연 전극 제작 모식도(A), 유연 슈퍼커패시터 구조(B), 전극의 다양한 형태변형과 대면적화 특성(C). 스프레이 코팅법을 이용해 2차원 멕센과 전도성고분자로 대면적 유연 필름 형태의 전극을 제조했다. 나노스케일로 정밀제어 함으로써 높은 전자전도도와 이온확산 채널을 확보하였다.

전해 콘덴서는 교류 전압이나 전압 노이즈, 잔물결 등을 여과해서 일정한 전압을 공급해주는 전원 장치이다. 전하 수송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배터리와 달리 킬로헤르츠(KHz) 영역의 고주파수 교류 전압에서도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정전 용량이 낮아 큰 부피와 무게를 요구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고주파수 영역에서도 높은 부피당 용량을 발현함으로써 기존 전해콘덴서의 부피를 1천 배 이상 줄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멕센’ 기반 전극소재와 고분자 네트워킹 젤 전해질을 제조했다. 멕센은 노벨상 유력후보인 유리 고고치 교수가 사이언스(Science)지에 2013년 보고한 2차원 물질이다. 멕센의 우수한 전자 전도도와 빠른 이온 수송 특성을 이용해 60~10,000 헤르츠(Hz)에서 에너지저장 기능을 보이는 슈퍼커패시터 소재가 개발됐다.

▲ 유연 슈퍼커패시터를 이용한 교류 필터링 실험(A), 교류 전압 입력값을 필터링 후에 얻은 전압 출력값 데이터(B), 소자 벤딩 후에 30,000회 장기 충방전 안정성(C). 1000 V/s의 초고속 속도와 60~10000 Hz 주파수 영역에서도 뛰어난 에너지저장특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120 Hz에서 현재 보고된 수치 중 최고 면적 및 부피당 용량을 달성하였다.

또한 멕센과 고분자 젤의 뛰어난 기계적 물성으로 인해 다양한 형태 변형 및 대면적화가 가능하며, 휘어진 상태에서도 3만 회 이상 충‧방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성과이다.

박호석 교수는 “에너지저장장치가 안고 있는 용량과 주파수 간의 물성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극과 전해질 구조를 제어한 원천소재기술”이라며 “향후 웨어러블 전자기기, 사물인터넷(IoT), 자가발전 스마트 센서 등 전자회로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다양한 형태 변형이 가능한 출력장치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방사선기술개발사업, 해외우수신진연구자유치(KRF)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셀(Cell press)지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줄(Joule)’ 11월 8일자로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