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터 적용 기대

[기계신문] 기존 폰 노이만 구조 기반 반도체 칩은 정보를 순차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대량의 비정형 정보들을 낮은 전력으로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폰 노이만 구조는 주기억 장지, 중앙 처리 장치, 입출력 장치의 전형적인 3단계 구조로 이루어진 프로그램 내장형 컴퓨터 구조로,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컴퓨터의 기본 구조를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인간 두뇌와 같이 정보를 병렬적으로 처리하여 소비 전력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뉴로모픽 칩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특히 뉴로모픽 칩을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기본적인 시냅스 동작 특성을 갖는 소자를 구현하고, 이러한 소자들로 구성된 신경망을 활용하여 이미지의 형태 정보만을 학습하고 인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특히 보고된 시냅스 반도체 소자들을 활용하여 이미지의 형태 및 색상 정보를 함께 처리할 경우, 더욱 더 복잡한 신경망이 요구되어 결국 높은 소비 전력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미지의 형태와 색상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학습하고 인지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자/회로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와 광반도체 센서를 결합해 한 단계 진화한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소자를 구현하는 데 성공해 회제다.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박진홍 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 캘리포니아대, 한양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색상과 형태 정보를 동시에 학습하고 인지할 수 있는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반도체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와 광반도체 센서를 결합해 다양한 색상에 따라 다른 시냅스 특성을 보이는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고, 이들로 구성된 광신경망을 활용하여 색상과 형태를 동시에 학습하고 인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우선 원자 두께만큼 얇은 2차원 나노판상 구조를 갖는 질화붕소(h-BN)와 텅스텐 다이셀레나이드(WSe2)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구조에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와 광반도체 센서를 함께 구현했다.

▲ 기존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와 달리 연구팀은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와 광 반도체 센서를 결합시켜 다양한 색상에 따라 다른 시냅스 특성을 보이는 한 단계 진보된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소자를 구현하였고(왼쪽 그림), 이들로 구성된 광신경망을 활용하여 이미지의 색상과 형태를 동시에 학습하고 인지하였다(오른쪽 그림).

이렇게 구현된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의 ‘장기 기억 강화/약화 곡선’에서 높은 선형도와 600개 이상의 전도도 상태 수, 높은 전도도의 안정성(<1%의 변화), 66 fJ의 낮은 스위칭 에너지 등의 우수한 시냅스 특성을 확인했다.

확보된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를 광 반도체 센서와 직렬로 집적시켜 기능성이 부여된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였다. 인간의 눈 역할을 담당하는 광 반도체 센서에 특정 색상을 갖는 레이저 빛(적/녹/청)을 조사했을 때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가 특정 전도도 영역에서 시냅스 동작 특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개발된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반도체 소자를 활용하여 색상과 형태를 동시에 학습하고 인지할 수 있는 광신경망을 이론적으로 구축하였다. 광신경망을 활용하여 색상 정보를 갖는 숫자 패턴을 학습하고 인지하는 과정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고, 90% 이상의 높은 인지율이 확보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은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와 광 반도체 센서를 집적시켜 다양한 색상에 따라 다른 시냅스 특성을 보이는 한 단계 진보된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소자를 구현하였고, 이들로 구성된 광신경망을 활용하여 색상과 형태를 동시에 학습하고 인지하는데 성공하였다.

박진홍 교수는 “광을 감지하는 반도체 소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호 감지 반도체 소자를 결합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인간의 오감 신경계를 모방하여 대량의 비정형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뉴로모픽 칩 기능의 다각화를 통해 인공 신경망 기반 차세대 컴퓨팅 시스템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1월 30일자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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