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국내 기업들의 투자수요 역시 빠르게 위축되면서 국내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설비투자 부진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기계신문] 산업연구원(KIET)은 14일(금) 발표한 “최근 설비투자 부진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설비투자가 올 들어 특히 중반 이후에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설비투자 부진의 원인으로 ① 글로벌 경기 약세 지속 ② 제조업 내수 부진의 지속 ③ 제조업 내 업종간 불균형 구조 심화 등 크게 세 가지를 들었다.

올해 들어서 전 세계 보호무역 기조 확산 등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의 실물지표와 체감지표 모두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전 산업 생산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우 미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경기는 올 들어 특히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수요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전 세계 생산 및 교역 추이 * 자료 :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
▲ 국내 설비투자와 내수출하 추이 * 자료 : 통계청

반도체 등 일부 소수 IT 업종에서의 투자 확대와 조선 등 운송장비 업종에서의 투자 축소 영향으로 제조업 내 업종간 불균형 구조가 심화되면서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 반도체 및 관련 업종 투자 비중 * 자료 : 한국은행
▲ 제조업과 운송장비 생산능력 추이 * 자료 : 통계청

국내 설비투자의 향방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는 ① 대외 불확실성 해소 여부 ② 제조업 내 공급과잉 완화 여부 ③ 해외투자 둔화 및 외국인투자 유입 지속 여부 ④ 민관 투자계획 효과의 발현 여부 등을 들 수 있다.

미·중 통상마찰 심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 확산, 브렉시트 협상 결과,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 요소들이 적지 않게 남아 있어 이들 요인의 해소 여부가 주요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미국과 한국의 국채금리 추이 * 자료 : Reuters/Datastream
▲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 지수 * 자료 : www.policyuncertainty.com

산업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서 제조업 내 공급과잉 완화 여부를 살펴보면, 제조업 투자조정압력이나 제조업 재고율 등 일부 지표상 공급과잉 문제가 일정 부문 해소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10년 이전에는 해외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외국인투자 유입이 더디게 늘어난 반면에, 2010년 이후에는 해외투자 확대 속도가 둔화되고, 외국인투자 유입이 일정 수준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 투자 회복을 위한 외국인투자 유치 노력에 더욱 경주할 필요가 있다.

▲ 제조업 재고율 추이 * 자료 : 통계청
▲ 외국인투자유입과 해외직접투자 *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출입은행

정부와 기업들이 발표한 각종 투자 관련 계획들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경우에 투자 회복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국내 기업의 투자 심리 안정화 및 투자수요 회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처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수요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 그 배경과 원인을 면밀히 살펴보고, 보다 근본적인 처방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경제가 특히 해외경기 변화에 민감한 구조임을 감안하여 대외 여건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토록 하고, 대내적으로는 과잉 문제 해소를 위한 산업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 한정민 연구원은 "외국 기업들이 국내 경영활동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사항들을 세밀히 검토하여 대처토록 하고, 민관이 추진하는 투자계획들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며 "나아가 투자환경 개선 및 규제혁신 등을 통해 성장과 투자의 선순환 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