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생체 내에 존재하는 금속효소는 산소를 활성화시켜 금속-산소 중간체 종을 형성하여 체내의 산화적 대사 과정에 관여한다. 이러한 금속효소의 명확한 반응 기작을 연구하기 위하여 모방 화합물을 이용한 다양한 금속-산소 중간체 종에 대한 분광학 및 결정학적 연구를 비롯한 반응성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렇듯 금속 이온을 보조인자로 포함하는 금속효소들 중에서도 특히 금속-수퍼옥소 종은 생체 내의 다양한 반응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도파민을 분해하여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을 합성하는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로 알려진 도파민 베타 모노산화효소는 구리-수퍼옥소 종을 중간체로 가진다.

최근에는 쿼세틴을 분해하는 쿼세틴-2,4-산화효소가 니켈-수퍼옥소 종이 반응 중간체로 관여한다는 사실이 결정학적으로 규명되었다. 따라서 다양한 생체 금속효소의 반응 기작을 파악하기 위해 금속-수퍼옥소 종에 대한 연구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연구재단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조재흥 교수 연구팀이 생체 내 금속효소의 반응 중간체로 알려진 금속-수퍼옥소에 대한 연구결과를 총망라한 리뷰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생체 내 효소의 40% 이상이 금속이온을 필수로 포함하는 금속효소이다. 이들은 산소를 이용해 외부 물질의 독성을 제거하거나 필요한 생체분자를 합성한다. 금속효소에 의한 생체반응은 호흡을 통한 생명활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다.

▲ 생체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금속 효소의 중간체 종으로 밝혀진 구리, 니켈, 철, 망간-수퍼옥소 종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모방 화합물을 이용한 금속-수퍼옥소 종이 합성되었다. 금속-수퍼옥소 종은 산소의 배위 형태에 따라 엔드온 배위 형태(왼쪽), 사이드온 배위 형태 (오른쪽)인 두 가지로 구분된다.

금속효소가 생체반응을 수행할 때 금속과 활성산소가 결합한 반응 중간체가 만들어진다. 이때 만들어지는 첫 번째 반응 중간체가 금속-수퍼옥소 종이다. 금속-수퍼옥소 종에 대한 연구는 생체모사 촉매를 개발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기여를 한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표된 금속-수퍼옥소 종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모두 모아서 금속별로 분류하고, 산소가 결합될 때의 형태에 따라 2가지로 형태를 구분해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1주기 전이금속 중 구리, 철, 니켈, 망간을 이용한 금속-수퍼옥소 종에 대한 연구들이 집대성되었다. 합성방법, 특성, 다양한 반응 기작이 분석되었고, 특히 연구가 가장 많이 진척된 구리-수퍼옥소에 대해서는 배위자가 미치는 효과들도 논의되었다. 배위자는 착물 중에서 중심 원자를 둘러싸고 배위결합하고 있는 이온 또는 분자를 의미한다.

조재흥 교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금속-수퍼옥소 종의 합성방법, 특성, 다양한 반응성 연구를 통한 반응 기작 규명에 이르기까지 연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며 “생체모사 촉매 개발 등 후속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C1가스리파이너리사업,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코디네이션 케미스트리 리뷰(Coordination Chemistry Reviews)’에 1월 3일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