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재료연구소(KIMS)는 분말/세라믹연구본부 김경태 박사 연구팀이 원자단위 규모의 결함을 제어해, 열과 전기에너지의 상호변환 효율을 향상시키는 소재와 공정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개발된 기술은 원자단위 결함들을 나노미터 크기의 영역에 인공적으로 모아 열전소재의 물성을 좌우하는 ‘전자’와 열전달 매개체로서의 ‘포논’의 이동을 원천적으로 제어하는 신소재 기술이다.

원자 또는 이온은 각기 평형위치 주위에서 열운동을 하고 있으며, 이것을 ‘격자진동’이라고 한다. 이러한 격자진동은 원자 또는 이온 상호간에 작용하는 힘을 매개로 하며, 결정 속에서 파동으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격자진동의 웨이브는 운동량과 에너지를 지닌 ‘입자’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 의사적인 입자를 ‘음향양자’또는 ‘포논(Phonon)’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기술은 열전소재 내에 형성되는 원자단위 결함의 존재와 그 영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 치중했을 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원자결함만을 선택적으로 활용해 구조체로 제조하는 기술로까지 확장시키지는 못했었다.

연구팀은 원자단위 결함을 선별적으로 나노미터 크기 영역으로 결집시키는 결함 엔지니어링 기술을 통해, 고효율 에너지 변환의 성능을 갖는 열전소재를 개발했다.

▲ 원자결함 구조를 이용한 전하/포논 이동제어 모식도(좌)와 개발된 소재가 적용된 열전소자((주)대양 협업)

열전소재가 우수한 에너지 변환 성능을 갖기 위해서는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낮은 열전도성’과 ‘높은 전기적 특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열전소자의 성능은 소재의 물성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열전 산업화를 위한 고효율 소재 개발은 핵심적인 이슈이다.

하지만 기존의 마이크론 스케일 기반의 소재 합성방법으로는 원자단위 규모에서 이해할 수 있는 전자나 포논의 이동 특성을 원천적으로 제어하는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존재했다.

연구팀은 열전소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어 물성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원자결함들을 원하는 영역에 일정한 크기로 결집시켜 소재의 전기적 물성 향상과 열전도도 저감을 동시에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기존 소재와 비교해 최소 1.6배 이상 향상된 열전에너지 변환 물성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100℃ 정도의 온도 차이로부터 최대 발전효율 약 8%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번 기술이 열과 전기에너지의 상호변환 소자에 적용될 경우, 배·폐열을 이용한 발전, 전기를 이용한 냉각·가열 시스템 분야의 소재와 소자, 그리고 모듈 시장 확대 등에 핵심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모바일기기용 체열발전장치와 각종 센서용 전원공급 장치는 물론, 차량과 가정용 냉·온장치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

열전변환 신소재 시장은 열에너지 하베스팅 및 정밀온도 제어기기 등을 모두 포함한다. 헬스케어, 센서네트워크, 국방용 등 열전소자 및 시스템 관련 시장 규모는 세계적으로 2022년 기준 약 7억 4천만불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스템 시장 성장에 따라 소재 시장의 동반 성장이 함께 기대된다.

따라서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열전소재의 고부가가치화 및 수입 소재의 대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열전소재 개발 연구책임자인 재료연구소 김경태 책임연구원

재료연구소 김경태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열전소자의 성능 향상을 위한 원천소재기술 성격이 강할 뿐더러 종래의 분말야금 공정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열전소재의 고부가가치화와 공정 기술의 실용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재료연구소 주요사업 ‘준안정 미세구조 기반 소재물성제어 원천기술 개발’ 과제와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프론티어사업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 ‘하이브리드계면연구단’ 및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 2019년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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