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박민 박사팀이 일액형 에폭시 접착제의 보존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국산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KIST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은 KIST가 보유한 에폭시 접착제 관련 원천 기술과 KITECH의 제품 적용 노하우를 결합하면 디스플레이, 자동차 분야 등의 미래시장에 적용 가능한 일액형 에폭시 접착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2015년부터 두 기관 간의 이어달리기 사업을 통한 융복합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현재는 KIST가 주체가 되어 용도 맞춤형 실장 기술에 대한 막바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 가공 전 잠재성 경화제와 기계-화학적 복합화 공정으로 개질된 잠재성 경화제

에폭시 접착제는 건설, 자동차, 우주항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되고 있다. 에폭시 접착제의 세계 시장은 2015년 6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6.63%씩 성장하여 2026년에는 11.4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에폭시 접착제는 일반적으로 에폭시 수지와 경화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첨단 분야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에폭시 수지와 잠재성 경화제가 미리 혼합되어 있는 일액형 에폭시 접착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일액형 에폭시 접착제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짧은 시간 내에 접착 공정이 완료될 수 있는 저온 속경화 특성 및 보관기간 동안 접착제의 물성이 변하지 않는 보존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데, 기술적 장벽이 매우 높아 현재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자체 기술 개발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KIST 박민 박사팀은 기계-화학적 복합화 공정을 통해 잠재성 경화제의 표면을 개질하여 저온 속경화 특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존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 일액형 에폭시 수지를 개발하였다. 기존의 습식 공정 기반 잠재성 경화제 개질 방법은 에폭시 접착제의 보존 안정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용매 사용에 따른 경제성 저하 및 환경오염 유발이 불가피했다.

▲ 잠재성 경화제를 가공하는 기계-화학적 복합화 공정의 개략도

이번 KIST에서 개발된 기술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건식 상태에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기술에 비해 공정이 단순하여 공정시간이 짧고 ▶용매 비용이 소모되지 않아 저렴하며 ▶열처리나 건조 등 후속공정이 없다. 또한 ▶용매가 없어 용매폐기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의 에폭시 접착제의 보존 안정성(가사시간) 대비 2~5배 향상된 물성을 나타내었다. KIST에서는 추가로 에폭시의 잠재성 경화제 코어 물질을 자체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여 일액형 에폭시 접착제를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국산화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기존 에폭시 접착제와 개발 기술이 적용된 에폭시 접착제의 경화 특성 및 보존 안정성 비교

KITECH의 경화(하드너) 기술과 접목하면 10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선택적 경화 특성을 구현함으로써 LED 렌즈 등 IT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노 물질과 복합화하여 전기전도성, 열전도성, 강인성 등 다양한 기능성을 부여할 수 있다.

KITECH 최경호 박사는 "개발된 잠재성 경화제를 활용하면 일액성 에폭시 접착제의 공정 비용을 낮춰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시장의 기술경쟁력 확보 역시 기대된다. 특히, 유연소자의 배선재료 등 다양한 차세대 산업에 선도적 기술로 기존 시장뿐 아니라 특히 플랙시블 디스플레이나 미래차 전장 등과 같이 다양한 신규시장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IST 상용화 과제사업(Bridge Program)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국내 특허(잠재성 경화제 복합체, 이를 포함하는 일액형 에폭시 수지 및 이의 제조방법, 10-2018-0146434)가 출원되었으며 국내외 특허 3건이 추가적으로 출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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