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한국연구재단은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문한섭 교수 연구팀이 원자 매질을 이용하여 높은 안정성과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양자정보과학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양자통신, 양자컴퓨팅, 양자계측 등을 포함하는 연구 분야로, 양자얽힘은 양자정보과학의 심장으로 불린다. 양자통신과 양자네크워크를 비롯해 양자컴퓨팅, 양자계측은 모두 양자얽힘 현상을 이용한 것이며,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을 구현하는 것은 양자역학을 응용한 정보과학의 핵심 기술이다.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란 두 양자계 사이에 존재하는 비고전적인 특별한 상관관계로, 두 양자계가 공간적으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강한 상관관계를 갖는 현상을 말한다. 양자얽힘을 통해 고전적인 정보와 양자역학적 정보를 보낼 수 있는데 이를 양자전송이라고 한다.

▲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 개발에 이용된 루비듐 원자가 들어 있는 원자 증기 셀 사진이다. 길이 12㎜, 반지름 25㎜인 유리 속에 순수한 루비듐 원자 기체가 채워져 있다.

기존 양자얽힘 광원 개발의 대표적 기술은 비선형 결정을 이용해 두 광자 사이에 양자얽힘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생성된 양자얽힘 광원은 비선형 결정의 특성 때문에 광자 스펙트럼이 넓어 광자를 저장하고 제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문한섭 교수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확보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원자 증기 셀에서 생성되는 광자 특성을 제어함으로써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을 개발했다. 또, 이 양자 광원의 특성을 양자간섭과 양자상태 단층 측정을 통해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원자 증기 셀은 빛이 진행할 수 있는 무반사 코팅 창이 있는 고진공 상태의 공간(셀, cell)에 원자를 넣고 밀봉하여 순수한 원자가 증기 상태로 있는 매질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길이 12㎜의 투명한 유리관에 담긴 따뜻한 원자 매질을 이용해 간단한 실험 장치에서 높은 안정성과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을 개발했다. 기존의 방법과 달리 높은 밀도의 원자 증기 셀을 이용하기 때문에 장치가 매우 간단하고 지속적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 원자 증기 셀에서 생성되는 안정된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 루비듐 원자가 들어 있는 원자 증기 셀에 결합광과 펌프광 레이저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시켜서 양자얽힘이 있는 시그널(파란색)과 아이들러(빨간색) 광자쌍을 생성한다.

문한섭 교수는 “이 연구는 순수 국내 기술로 원자 매질에서 생성된 광자쌍을 제어하여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을 개발하고 이를 측정한 것”이라며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을 활용하여 양자컴퓨팅, 양자네트워크, 양자통신 등 양자정보과학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고유한 기술로 개발된 원자 증기 셀 기반의 연속적으로 생성되는 양자광원은 장치의 간단함과 높은 품질의 양자광원 특성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연구 결과들과 비교해 측정시간의 단축과 안정성 확보뿐만 아니라 소형화된 원자 증기 셀을 개발하고, 이것을 이용한 양자광원 소자로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짐으로써 미래 양자네트워크 구현을 위한 중요한 기술적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향후 개발된 양자얽힘 광원은 높은 광자 생성율을 가진 원자 매질에서 생성된 우수한 양자얽힘 광원이라는 장점을 이용하여 양자통신 분야의 양자리피터 개발, 양자계측 분야의 양자이미징, 그리고 양자컴퓨팅 개발을 위한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4월 9일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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