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자유자재로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물론, 스마트안경과 VR 기기 등에 사용하는 광부품들은 ‘자유곡면’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표면의 형상이 복잡해질수록 제품의 철저한 검사가 중요하지만, 아직은 빈번하게 발생되는 결함 문제로 소비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복잡한 곡면의 부품 형상을 생산 공정에서 즉시 검사할 수 있는 측정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KRISS 김영식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자유곡면 3차원 측정장비. (왼쪽) 미세표면 형상 측정용 검사 장비 (오른쪽) 대영역 형상 측정용 검사 장비

KRISS 첨단측정장비연구소 김영식 책임연구원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자동차 외관, 차세대 2차전지 초박판 등 첨단부품의 표면 변화와 결함을 이미지 한 장만으로 검사 가능한 자유곡면 3차원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측정 대상의 형태와 크기에 구애받지 않으며, 구성이 간단하여 실제 산업현장의 생산라인에 바로 탑재할 수 있다.

자유곡면(Free-Form surface)은 단순히 평평하거나 둥글지 않은, 즉 어디서 봐도 비대칭적인 표면을 의미한다. 생활 속 수많은 제품들이 자유곡면을 만나 초소형, 초경량화는 물론 디자인 관점에서도 미적 요소를 추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항공기, 우주선, 자동차 외관과 같은 큰 규모의 부품에서 많이 사용되던 자유곡면은 가공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디스플레이나 반도체와 같은 초정밀 부품까지 적용 영역을 확장시켰다.

하지만 그만큼 흠집이나 파손과 같은 결함 문제 또한 잦아졌는데, 기존의 측정기술로는 결함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단순한 구조의 표면에만 적용이 가능한데다 자유곡면이 요구하는 수준인 나노미터 이하까지 측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KRISS 김영식 책임연구원(오른쪽) 팀이 스마트폰 커버 글라스를 검사하고 있다.

기존 방법은 측정시간이 오래 걸려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결함에 즉각적인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큰 문제점이다. KRISS 김영식 책임연구원은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곡면 실시간 3차원 형상측정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KRISS에서 자체 개발한 자유곡면 3차원 형상 측정기술은 한 장의 복합 패턴 이미지만으로 형상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 잡음에 강인할 뿐만 아니라 동적 물체의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자유곡면 형상을 나노미터 수준의 분해능으로 정밀 측정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측정 시편의 반사율 변화로 인한 복합 패턴의 왜곡 보정과 측정장비의 비선형 오차를 보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측정 정밀도를 30% 이상 향상시켰다.

▲ 2차 전지용 초박판 결함 검출 결과, 기존 측정기술로 얻은 영상(왼쪽)과 KRISS가 개발한 복합 격자무늬 패턴을 통해 얻은 영상(오른쪽)의 비교하면 표면의 결함이 두드러져 보여 검출이 훨씬 용이하다.
▲ 자유곡면 3차원 측정기술을 통해 얻은 2차 전지용 초박판 표면 결함 검출 결과

이번 기술의 핵심 방식은 최적화된 복합 격자무늬 패턴을 측정 대상에 쬔 다음, 얻어지는 한 장의 이미지를 독자적인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복합 격자무늬 패턴을 제품의 표면에 쬐면, 흠집이나 손상 등의 표면 결함이 두드러져 검출이 용이해진다.

김영식 책임연구원은 “실제 생산 공정 어디서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측정기술의 완성도를 높여 자동화 및 모듈화하였다”며 “다양한 최첨단 산업 분야의 핵심 검사 장비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기존 검사 장비로 측정이 불가능한 불투명 유연 기판과 차세대 2차 전지 표면의 찍힘, 돌출, 스크래치 등 다양한 불량 항목들을 초고속으로 검출이 가능해져 향후 신수요 창출을 위한 검사‧측정 장비의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 KRISS 김영식 책임연구원(왼쪽) 팀이 자동차 외관을 검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측정 기술의 부재로 인해 사람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 일일이 검사를 했던 자동차나 선박의 외관 검사에 대한 측정 자동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인공위성 및 무인 항공기 등에서 활용되는 초정밀 광학부품의 3차원 형상 측정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기술은 정액기술료 1.1억 원에 매출액 2%를 경상기술료로 지급받는 조건으로 광계측 장비 및 모듈 전문기업인 ㈜넥센서에 기술이전됐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