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호환성 규정, 수소경제 핵심 기술로 평가

[기계신문] 국가기술표준원은 우리나라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제안한 ‘마이크로 연료전지 파워시스템’ 표준안이 IEC 국제표준(IEC 62282-6-400)으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수소경제를 혁신성장 분야로 육성하기 위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수소경제 표준화 로드맵을 수립하고 정책 지원을 본격화한 가운데 거둔 첫 대외 성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연료전지는 용량에 따라 노트북 등 마이크로용, 수소차 등 수송용, 가정·건물전원용, 발전소발전용으로 구분되며, 마이크로 연료전지는 60V 직류 미만의 출력 전력을 공급한다. 메탄올을 전해질로 직접 사용하는 DMFC(Direct Methanol Fuel Cell, 직접메탄올연료전지) 방식이 대표적이다.

▲ 마이크로 연료전지 파워시스템(Micro Fuel Cell Power System) 개념

‘마이크로 연료전지 파워시스템’ 국제표준은 수소 연료전지 기술을 노트북, 휴대폰 등 소형 전자기기에 적용할 때 필요한 전력에 대한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 전력을 안전하고 호환성 있게 공급할 수 있게 하는 기준도 규정하고 있어, 앞으로 응용분야가 다양하며 수소경제 확산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수소차와 가정·건물용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실현되고 있는 수소경제가 전자기기를 비롯한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려면, 제품에 장착되는 연료전지의 소형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이 표준은 전자기기 뿐 아니라 전기 자전거, 전동 카트, 지게차와 같은 경량 차량, 무인주행로봇 등의 분야로도 연료전지를 확대 적용할 수 있다.

▲ 적용제품 예시

마이크로 연료전지 분야는 표준화 초기 단계로 지금까지 등록된 국제표준이 5종에 불과하며, 안전과 성능 분야 표준화를 주도해 온 미국, 일본과 함께 우리나라도 국제표준 선점 경쟁에 본격 가세하게 되었다.

이번 표준은 우석대 에너지공학과 이홍기 교수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 기반구축 과제 수행을 통해 2016년 4월 IEC에 제안한 것이다. IEC 국제연료전지기술위원회 작업반(IEC/TC105 WG10) 내부에서 미국·일본·독일 등의 연료전지 기술 전문가들과의 논의와 검증을 거쳐, 제안한 지 약 3년 만에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

▲ 국제표준(IEC) 제안자인 우석대학교 에너지공학과 이홍기 교수

이홍기 교수는 2015년 11월부터 해당 작업반 의장(Convenor)직을 맡아 이번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했다. 그는 “국제표준을 제안하고 본격적인 검증을 위해 5개국 전문가의 작업반 참여가 필수적이나, 경쟁관계에 있기도 한 5개 국가 중 한 국가에서 참여를 번복하여 작업 진행이 무산될 위기가 있었으며, 진행과정에서도 경쟁국들이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추가적인 데이터를 요구하는 등 여러 난관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마이크로 연료전지는 기존 이차전지에 비해 고에너지 밀도, 급속충진(메탄올 연료카트리지 교체), 핫스와프(hot-swap) 등의 신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면서 “안전성이 확보되고 가격조건 등이 만족되면 소형 스마트 기기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력 인터페이스 예시

핫스와프(hot-swap)는 운영 중인 시스템에서 시스템 전체의 동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장치나 부품을 교체하는 것을 의미하며, 동일한 사용환경에서 완충시 기존 이차전지 적용 노트북은 약 4∼8시간, 마이크로 연료전지 적용 노트북은 약 12∼15시간 정도 사용시간으로 연료전지가 유리하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수소경제 제1호 국제표준 등록은 우리나라가 수소경제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며 “수소경제 분야에서 우리가 강점을 가진 기술들을 국제표준으로 적극 반영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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