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만 달러 미만 813개사 중 21% 수출 증가 기여

▲ 한국무역협회가 24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2019년 수출현장 MC 전문위원 상반기 성과 공유회’에서는 수출 지원현황 발표와 함께 다양한 성공사례들이 쏟아졌다.

[기계신문] 한국무역협회 소속 MC(멘토링&컨설팅) 위원들이 기업 현장을 방문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첫 수출에 성공하거나 수출이 증가하는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72명으로 구성된 수출현장 MC위원단은 삼성, LG 등 대·중견기업에서 30여년간 해외 마케팅을 전담했던 수출 베테랑들이다. 전국의 무역현장을 직접 찾아가 해외시장 조사, 바이어 발굴, 계약 및 결제 등 수출 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24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2019년 수출현장 MC 전문위원 상반기 성과 공유회’에서는 수출 지원현황 발표와 함께 다양한 성공사례들이 쏟아졌다.

MC위원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의 5117개사를 방문해 7707건의 상담을 처리했다. 작년 수출실적이 10만 달러 미만인 813개사를 지원해 168개 기업의 수출이 증가했고, 특히 444개 내수기업 가운데 69개사를 수출기업으로 전환시켜 399만 달러의 수출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주요 수출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2016년 창업한 건강기능 식품 제조업체인 B사는 2018년에 만난 서울의 이석희 MC위원의 도움으로 올해 초 캄보디아로 약 150만 달러 규모의 첫 수출에 성공했다.

B사는 2018년 초 해외 진출을 결심했으나 무역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막막하기만 해 무역협회의 수출현장 자문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렇게 만난 이석희 MC위원 덕분에 협회의 FTA 전문가, 국제변호사 등으로부터 원산지 증명서 발급, 계약서 검토 등의 도움을 받으며 목표로 하던 무슬림 국가로의 수출 기반을 탄탄히 다져나갔다. 올 초까지 20여 차례 이상 자문을 받아가며 수출을 준비해온 B사는 마침내 올 2월 캄보디아로의 첫 수출에 성공했다.

첫 수출에 성공하자 주문이 물밀 듯 들어왔다. 올해 3월에는 말레이시아 한류·할랄 결합 전시회에 참여해 말레이시아 P사와 2천만 달러에 달하는 MOU를 체결했고, 지금은 동남아뿐만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2016년 창업한 사물인터넷(IoT) 스마트기기 제조업체 E사는 창업 1년 만에 연매출 10억 원을 달성하며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후 해외로 눈을 돌렸으나 무역 실무 담당자의 부재, 막막한 바이어 발굴 등의 어려움에 부딪혔다.

현장을 방문한 경기남부에서 활동 중인 하영수 MC위원은 해외전시회 참가를 강력히 권유했고, 작년 10월 처음 참가한 홍콩 국제박람회에서 E사는 100여명의 바이어와 미팅해 인도의 대기업 O사로부터 향후 5년간 인도와 중국, 중동 지역까지 O사가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독점계약 요청을 받았다.

수출을 처음 해보는 E사는 ‘5년간 독점’ 요구에 계약을 망설였으나, 하영수 MC위원은 “후발주자에 시장 점유 기회를 빼앗길 수 있으니 머뭇거리지 말고 계약을 진행하고, 향후 후속 제품 개발에 매진하여 수출 물량을 확대해가자”는 조언을 듣고 O사와 12만 5000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며 첫 수출에 성공했다.

E사 대표는 “MC위원을 만나기 전까지 저희 같은 스타트업에게 해외 전시회 참가는 너무나도 먼 일로 느껴졌다”면서 “MC위원이 전시회 참가 준비부터 수출 계약 성사에 이르기까지 계약서, 신용장 조건 등 세세한 부분까지 밀착 지원을 해준 것이 아주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올 4월 동경 G-Fair에도 참가한 E사는 일본 바이어와 5만 달러 계약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다양한 전시회 참여를 통해 타 국가 진출도 노리고 있다.

2011년부터 중국으로 수출해오던 굴삭기용 유압구동장치 제작 전문기업 S사는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해지자 2018년부터 베트남으로 눈을 돌려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출 경험을 많이 쌓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는 또 다른 베트남에서 시장 개척에 애로를 겪자 무역협회의 문을 두드렸다.

경남의 박경원 수출현장 MC위원은 과거 대기업 종합상사의 베트남 법인장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베트남 시장 접근법, 베트남인의 상거래 관습 등에 대해 S사에 꾸준히 자문했고, 올 3월 창원시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S사는 수송기계·유압펌프공사와 MOU 및 공급 계약 체결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베트남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의류제조업체 Y사는 미국 시민권자인 대표가 2018년 한국에서 창업한 케이스로 한국 내 재정 기반도 없는 데다 관련 정보도 부족해 사업 초기자금 조달, 수출용 원부자재 구입대금 부족 등의 애로를 겪어 협회의 현장 자문 서비스를 신청했다.

경기남부에서 활동하는 피윤욱 수출현장 MC위원은 무역협회, 코트라, 중진공 등 무역 유관기관의 지원 사업을 안내해 Y사가 금리 2.15%의 1.5억 원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피윤욱 위원은 과거 섬유업체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섬유 제품의 수출 메커니즘과 마케팅 기법 등에 대한 무역 실무 교육도 지속했다.

그 결과 Y사는 창업 1년여 만에 미국 바이어와 100만 달러 상당의 제품 발주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올해 초 자동차부품 기업 세미고를 창업한 양유정 대표는 “자동차부품은 무조건 컨테이너 단위로 수출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어서 수출은 생각하지도 못할 때 MC위원을 만났다”면서 “상담을 통해 물량이 적더라도 마진이 높다면 수출해볼 만하다는 조언을 받고 수출 지원사업까지 안내받아 창업 한 달 만에 약 1000만원 수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효성물산에서 20여년간 섬유·패션·화학 분야 해외영업을 담당했던 김천수 MC위원은 “수출 길이 막혔거나 까다로운 계약조건, 대금 회수 등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 MC위원들이 달려간다”면서 “수출실적이 전무했던 기업이 컨설팅을 통해 해외시장에 첫 발을 내디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출현장 MC 전문위원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국무역협회 허덕진 회원지원본부장은 “수출현장 MC위원단은 지난 10여 년간 수출 초보기업이 해외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밀착 지원해왔다”며 “앞으로도 많은 내수 및 수출 초보기업들이 MC위원단의 실무지식과 노하우를 전수받아 중견 수출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현장 MC 자문 및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사업은 ‘무역애로 해소 온라인 시스템’(TradeSOS)로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