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최근 생물의학, 전자공학, 로봇공학 분야에서 웨어러블 전자 기기(wearable electronic device) 개발을 위해 인체친화적이면서도 신축성이 우수한 고분자 소재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고신축성 고분자 소재는 전자 소자와 인체 사이에 안정적으로 전력 및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고 기계적으로 신축성을 가지는 인터커넥트(interconnect)에 적용할 수 있다.

인터커넥터는 상당한 변형, 예를 들어 급격한 연신이나 구부림이 일어나더라도 전력 및 데이터 전송 능력에 열화가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추가적으로 인터커넥터의 일부가 손상되거나 심지어 절단되더라도 자가 치유(self-healability)에 의해 회복이 가능한 경우에는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

그러나 높은 신축성, 높은 전도성 및 우수한 자가 치유 능력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현재의 착용형 인간-로봇 인터페이스는 심각한 손상 후에도 피드백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자가 치유가 가능한 신축성 있는 인터커넥트의 부족으로 인하여 인간과 기계 사이의 장기적인 상호 작용을 지원할 수 없다.

▲ 완전한 절단 후에도 자가 치유되어 신축성 및 전도성 회복이 가능한 고분자 복합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단 손동희 선임연구원, 생체재료연구단 서현선 연구원 팀은 공동 융합연구를 통해 우수한 신축성을 가지며, 큰 변형이 있어도 높은 전도성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자가 치유(Self-healing) 특성까지 지니고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KIST 손동희·서현선 연구팀은 신축성 있는 자가 치유 고분자를 매트릭스로 하고 그 내부에 은 나노/마이크로 입자들을 분산 분포시켜, 우수한 신축성을 가지면서도 변형이 일어남에 따라 자발적으로 전기전도도가 향상되는 전도성 고분자 복합체를 개발하였다.

이러한 전도성 고분자 복합체는 초기 상태의 3500%까지 변형을 일으켜도 높은 전기전도도 특성을 유지하며, 3500% 변형 상태에서의 전기전도도는 종래에 보고된 적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한, 손상이 일어나더라도 자가 치유가 가능하며 자가 치유 후에도 신축성 및 전기적 특성이 여전히 우수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도성 고분자 복합체에서 나타나는, 외력에 의해 변형이 일어난 후 상기 변형이 유지되는 동안 내부 전도성 입자들의 동적 재배열이 일어나면서 전기적 특성이 자발적으로 향상되는 현상을 “셀프-부스팅(self-boosting)” 현상으로 명명하였다.

이러한 셀프-부스팅 현상의 원인은 고분자 매트릭스 내에 분산된 은 나노/마이크로 입자의 동적 재배열을 실시간 주사전자현미경(in-situ SEM) 및 마이크로 씨티(microcomputed tomography, u-CT) 분석을 통해 규명하였다.

▲ 인간-로봇 인터커넥트로 작용하여 인간의 팔 움직임을 로봇 팔에게 전달할 수 있는 고분자 복합체

이렇게 개발한 전도성 고분자 복합체를 인터커넥터로 활용하여 실제 인체에 부착해 근전도(electromyogram, EMG) 신호를 측정하고, 이 신호를 안정적으로 로봇팔에 전송하여 실제 팔의 움직임을 그대로 모사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서현선 연구원은 “개발한 소재는 극심한 외력 및 변형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어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기기 개발 및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동희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의공학, 전자공학, 로봇공학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소재 원천기술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신축성, 고전도성, 자가 치유 고분자 복합체는 인체와 전자 기기 사이의 인터커넥트로 활용되어 극심한 외력 및 변형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으므로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 기기 개발 및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