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속도 4km/h 오차 범위로 가까운 미래 상황 시각화 가능

[기계신문] 5~15분 뒤에 일어날 도로 상황을 예측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됐다. “차량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라는 익숙한 교통안내가 “5분 뒤 시속 40km/h로 이동 가능합니다”처럼 구체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고성안 교수팀은 미국 퍼듀대(Purdue University)와 아리조나주립대(Arizona State University)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교통정체의 원인을 파악하고, 특정 도로의 가까운 미래 상황을 예측해 시각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교통 데이터 분석과 예측 시스템은 두 가지 모듈로 구성된다. 첫 번째 모듈은 도로 정체의 인과관계를 계산하고, 딥러닝 기반으로 정체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다.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정체의 인과관계는 특정 도로가 막히기 시작하면 주변 도로에도 영향을 끼쳐 또 다른 정체로 이어지는 현상에 착안해 개발됐다.

예측용 딥러닝 모듈은 도시의 도로망, 도로별 주변 도로 정체 상황, 러시아워(Rush hour) 정보를 과거 속도와 함께 학습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에는 과거 속도만 학습하던 아리마(Auto-regressive Integrated Moving Average, ARIMA), 서포트 벡터 회기 분석(Support Vector Regression, SVR) 등의 방법을 사용해왔는데, 새로운 예측 알고리즘을 활용하자 정체 예측 성능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울산시의 교통 데이터로 연구를 진행해 예측 오차가 평균 4km/h 내외로 나타나는 걸 확인했다. 또 실시간 데이터에 대해 5분, 10분, 15분 등 가까운 미래의 평균적인 이동속도를 1초 이내로 예측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는 계산시간이 오래 걸려 1~2시간 이후 시간대부터 예측 가능한 기존 시뮬레이션 기반 방법에 비해 현실적으로 활용도가 더 높은 알고리즘임을 보여준다. (도심에서 1~2시간 운전할 가능성이 낮다.)

두 번째 모듈은 주요 도로의 정체상황을 시각화하고, 정체가 전파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 시각화 모듈은 VSRivers(Volume-Speed Rivers)라는 새로운 시각화 기술을 활용해 각 도로별로 통행하는 차량 수와 속도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또 현재 나타난 정체가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차후 정체상황이 어떻게 전파될지를 예측해 보여준다.

참고로 VSRivers는 지도상에서 도로별 교통량과 속도를 다양한 모양과 색으로 표현해 도시의 정체 상태를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어느 도로가 중요한지, 현재 중요한 도로의 정체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고성안 교수는 “각 시도 지자체에서 지능형 교통 체계(ITS)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통 정보를 수집해왔지만,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까운 미래의 교통상황을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기존 확률통계 분석에 딥러닝 기술을 도입해 특정 도로구간에서 15분 후에 벌어질 교통상황을 평균 4km/h 내외의 오차로 예측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울산교통방송에서 2019년 1월부터 활용해 시민에게 정체 예측 구간과 평균 이동속도를 전달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 울산교통방송국, 울산시청 교통정책과, 울산교통관리센터 등 교통 유관 기관 전문가들과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협업해 도출한 결과물이다.

이 시스템은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데이터플래그십 사업에 선정됐으며, 연말에는 광주와 대전, 부산, 인천에서 교통방송(TBN)을 통한 정체 예측 방송에 활용된다. 이뿐 아니라 국민 누구나 예측된 정체상황을 확인하고, 운전에 활용하도록 도시교통정보센터(UTIC) 웹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