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전자기표준센터 연구팀이 광섬유 기반의 초소형 센서를 이용, 5G 통신시스템을 위한 초고속 정밀 측정시스템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이동준 책임, 강노원 책임, 홍영표 선임연구원이 5G 기지국용 안테나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

[기계신문] 5G 통신시스템은 기지국과 단말기에 각각 내장된 안테나 간 신호를 주고받으며 이루어진다. 넓은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5G의 특성상 안테나의 크기와 형상이 다양해지는데, 이번 기술은 안테나의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통신 성능 평가에 활용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

5G는 모든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초연결’을 지향한다. 기존의 4G는 통신망이 스마트폰에만 최적화되면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5G는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다양한 목적을 지닌 단말기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많은 부품 사이의 영향과 상호관계를 파악하고, 고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5G의 품질 확보가 중요해지는 만큼 5G 통신망의 고품질 여부를 판가름하는 측정기술 또한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그런데 5G는 측정 단자가 사라진 데다 여러 개의 안테나를 동시에 사용하는 ‘빔포밍’ 기술 등이 포함되어 기존보다 훨씬 복잡한 조건에 놓여있다. 따라서 현존하는 기술과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운 측정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해외 유명 제조사들이 측정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확립된 5G의 측정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해외 업체들의 방식은 대부분 무향실이라는 고가의 특수한 시설이 필요하다. 더구나 측정 센서가 5G 안테나보다 크다보니 물리적인 근접 측정이 불가능하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빔포밍의 오차도 분석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전자기표준센터 홍영표, 이동준, 강노원 박사 연구팀이 광섬유 기반의 초소형 센서를 이용, 5G 통신시스템을 위한 초고속 정밀 측정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로 5G의 핵심이지만 지금까지 측정 불가능했던 다중입출력(MIMO) 통신시스템을 개별 안테나 단위로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어, 국내 5G의 품질이 한 차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의 노란색 원 안으로 매우 가느다란 센서를 볼 수 있다.
▲ 연구팀이 개발한 광섬유 기반 초소형 센서를 사용하여 매우 얇은 초미세선로(6 마이크로미터 선폭)를 측정하는 모습

KRISS 전자기표준센터 연구팀은 머리카락 수준으로 가는 광섬유 기반 초소형 센서를 개발해 기존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어떠한 공간 제약도 없이 0.1 mm 이내 초근접 거리까지 측정 가능한 컴퓨터 본체 크기의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초소형 센서는 두께 0.05 mm급 센서가 광섬유에 결합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마이크로미터(µm)급의 초미세선로까지 구별할 수 있어 입출력이 제각각인 수많은 안테나들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 기존 센서(왼쪽)와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 센서(오른쪽)의 측정방식 차이

이번 성과는 현재 인프라 구축에 한창인 5G 산업 일선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안테나가 100여개 들어가는 대형 기지국은 물론, 스마트폰과 같이 안테나가 내장된 단말기의 양산 단계까지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홍영표 선임연구원은 ”현재 이번 기술에 대해 삼성전자의 여러 사업부로부터 연구 제안을 받아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며 ”5G에서 활용하는 6 기가헤르츠(GHz) 이하 및 그 이상인 밀리미터파 주파수 대역 이동통신시스템 평가에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노원 책임연구원은 “10년 이상 수행해온 전자파 측정표준 연구가 5G 산업에 적용되어 탄생한 기술”이라며 “5G 품질 제고에 기여하여 이제 우리나라의 5G 기술이 세계 최초를 넘어 최고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성과는 10년 이상 KRISS의 주요사업으로 수행한 결과로서, 첨단기술을 만난 통신 산업계가 신개념 측정기술을 필요로 하게 되고, KRISS의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최적화 작업을 거쳐 실제 보급까지 된 의미 있는 사례다.

▲ KRISS 전자기표준센터 홍영표 선임연구원이 반도체 공정기반 초미세선로를 초소형 센서를 이용하여 평가하고 있다.

2017년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및 2018년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와 수행한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이번 연구를 추진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서로 다른 두 사업부가 동시에 KRISS 전자기표준센터에 과제를 의뢰하였다.

이에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서는 양산용 5G 기지국 안테나에 대한 측정 과제를 KRISS에 의뢰했고, 무선사업부에는 5G 스마트폰 평가를 위해 KRISS의 측정시스템을 턴키(turnkey)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결과는 기존의 챔버 기반 측정시스템과 차별화된 측정플랫폼을 기반으로 6 GHz 이하 및 밀리미터파 5G 이동통신시스템의 품질 측정 및 검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초고속 고품질 측정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5G 측정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비접촉 측정방식인 점을 활용하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고집적 미세선로들의 공정 오차에 의한 선폭변화 및 절단된 미세선로의 위치를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어, 반도체 공정기반 전자소자 개발과 품질 향상을 위한 불량 검출 시스템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의 초소형 센서 원천기술은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옵틱스 레터스(Optics Letters)와 센서스(Sensors) 6월호에 게재됐으며, 기술이전을 통해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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