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인공피부 기반의 전자기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또는 인체와 유사한 메디컬 장치의 구현에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생체의 기계적 감각수용체를 모사하여 압력과 진동에 대해 뛰어난 민감도를 가지는 촉각센서가 요구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에너지융합연구부 최창순 선임연구원팀이 압력과 진동을 동시에 감지해 물체의 질감을 효과적으로 측정하는 신개념 인공피부 기반 촉각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촉각센서는 단순 압력과 온도 감지 기능을 갖춘 기존 센서와 달리, 압력과 진동 모두를 감지하거나 물체 표면 거칠기를 전기신호로 변환시켜 구분하는 등 물리적인 자극을 더 민감하게 감지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각센서는 인간의 여러 감각 수용체 중 압력을 감지하는 ‘저속 응답(SA, Slow Adaptive) 수용체’와 진동과 거칠기를 감지하는 ‘고속 응답(FA, Fast Adaptive) 수용체’를 모두 모사(模寫)했다. 특히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응용해 촉각으로 전해지는 거칠기를 전기에너지 신호로 변환하는 방식을 자체적으로 개발·활용했다.

이러한 두 개의 센서에서 도출된 전기신호는 실제 사람 피부의 신경세포에서 발생된 전기신호와 매우 유사한 형태인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실제 사람의 뇌가 느낄 수 있는 신호와 유사하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신체에 직접 적용 가능하며 다양한 응용에 유리하다.

▲ 인간의 손가락 피부와 피부 내 다양한 감각 수용체(a)를 모사해 지문과 마찰전기 기반의 고속 응답(FA, Fast Adaptive) 수용체, 그래핀 센서 기반의 저속 응답(SA, Slow Adaptive) 수용체 등으로 구성된 인공피부(b)를 잘 보여준다. 이 때 실제 사람의 피부 감각 수용체에 의해 형성되는 전기신호와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인공피부의 전기신호를 비교한 모습(c)이다.

이 신개념 촉각센서는 사람 손가락 지문을 모사한 마이크로 패턴이 있는 상단 패널, 고속 응답 수용체를 모방한 진동 센서가 있는 중간 패널, 저속 응답 수용체를 모방한 압력 센서를 구현한 하단 패널로 구성된 유연한 필름 형태이다.

특히 연구팀은 고속 응답 수용체 모사를 위해 물체끼리 접촉해 발생하는 ‘마찰전기’ 신호의 진동을 측정해 거칠기를 구분하는 원리를 활용했다. 여기에 개발된 센서와 더불어 지문을 모사한 상단패널을 함께 활용해, 열 두 종류의 직물 거칠기를 99% 이상의 정확도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최창순 선임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사고로 피부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원래 피부처럼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인공피부 이식이 가능성을 열어, 향후 관련 분야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영화처럼 촉각센서가 탑재된 수트를 입고 가상현실(AR) 체험을 하는 도중 느끼는 감각을 실제 피부를 통해 느끼는 것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번 기술 개발을 주도한 DGIST 에너융합연구부 최창순 선임연구원(좌)과 성균관대학교 천성우 박사(우)

최창순 선임연구원은 “영화를 보던 도중 주인공이 수트를 입고 가상현실을 체험하며 실제처럼 고통을 느끼는 것에서 센서 개발의 영감을 얻었다”며 “향후 인공피부 관련 연구를 포함해서 관련된 많은 연구에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저널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판에 4월 26일 게재됐으며, 연구 진행은 성균관대학교 천성우 박사, 방창현 교수와 DGIST 손원경 연구원, 임상규 책임연구원, 최창순 선임연구원 등이 주도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