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에너지 운반체로서의 수소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다양한 혼합 가스 분위기에서 수소를 선택적으로 걸러내는 수소 분리 및 정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른 분리 방법에 비해 치밀한 금속으로 이루어진 분리막을 이용한 분리 방법은 수소의 선택도가 매우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 KIST 에너지소재연구단 이영수 박사팀의 연구원이 압력 변화 상황에서 금속 수소 분리막의 수소 투과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소재연구단 이영수 박사 연구팀이 금속 수소 분리막의 수소 투과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정부는 올 1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를 자동차 연료와 전력생산을 위한 새로운 동력원으로 키우겠다는 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다양한 분야에 수소 연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혼합 가스에서 수소만을 선택적으로 골라내는 분리·정제 기술이 필수적이다.

일부 금속 소재는 원자 상태의 수소만을 통과시키고 그 외 다른 가스는 거의 통과시키지 않아 혼합 가스에서 수소를 분리·정제하기 위한 분리막으로 사용할 수 있다.

▲ KIST 연구진이 제작한 수소투과도 측정 장치

우수한 성능의 수소 분리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소 분리막의 투과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분리막의 수소 투과도는 금속 분리막양단에 수소 압력 차이를 가한 후 시간에 따른 수소 투과량을 측정하여 평가한다.

기존에는 분리막 양단의 압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한 조건을 가정하고 투과도를 측정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인 실험조건에서는 수소가 투과되어 나오는 쪽의 압력이 점점 증가하기 때문에 측정된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웠다.

KIST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인 실험조건에서도 투과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압력이 변하는 조건에서의 투과도를 해석하기 위해 수소 분리막 내부에서 시간에 따라 변하는 수소 농도를 시뮬레이션하였다. 그리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압력이 변하는 조건에서도 정확한 수소 투과도를 얻을 수 있었다.

▲ (좌) 금속 분리막을 통해 수소가 선택적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모식도 (우) 금속 분리막 내부에서 시간에 따른 수소 원자 농도 분포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기존 방식으로 해석한 결과는 실제값과 2~30%이상 차이를 보이는 데 비해, 연구팀이 개발한 방식은 오차범위 1% 내외로 99% 이상의 신뢰도를 보였다. 또한, 추가 실험이나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고 기존 실험 데이터만을 가지고도 압력 변화 상황에서의 투과도를 간단하게 도출하는 방법도 제시하였다.

▲ (붉은 점선) Pd 분리막에서 수소 투과 시 시간에 따른 압력 변화의 실험값 (푸른선) 기존 수식을 적용하여 얻은 투과도 (검은선) 본 연구에서 제시한 식으로부터 얻은 투과도로부터 시뮬레이션한 압력 변화값

이영수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금속 수소 분리막의 정확한 특성 평가가 가능해졌으며, 신뢰성 있는 기초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리막 소재를 개발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기관고유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mbrane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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