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 및 일반 섬유에 직조 가능

▲ KIST-KAIST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복합섬유를 일반 섬유에 직조한 모습


[기계신문]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도래로 인하여 생활 속 사물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초연결 환경이 갖추어지고 있으며, 센서기술은 이를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중 인간의 후각에 해당하는 가스 센서의 경우, 인간의 신체와 결합되어 발생하는 신호를 모니터링하는 헬스케어 분야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 및 일산화탄소 등 환경오염 유해물질 검출하는 안전 진단 분야, 독성 물질을 검출하는 국방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탄소 기반의 나노 소재는 고유의 우수한 화학적 반응성, 기계적 물성으로 인하여 차세대 고기능성 가스 센서의 기본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최근 섬유 형태의 센서가 소개됨에 따라 웨어러블 센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기능성 부여를 위한 후처리 공정과 이로 인한 기계적 물성의 손실, 그리고 제한적인 생산량은 여전히 연구실 단위의 개발 단계를 벗어난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 KIST-KAIST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복합섬유를 일반 섬유에 직조한 모습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정현수 박사, 이승기 박사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희태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후처리 공정이 전혀 필요 없으며 연속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섬유형 이산화질소(NO2) 센서를 개발했다.

웨어러블 센서는 여러 소재와 결합하여 그 모양과 기능을 달리할 수 있는데, 섬유 형태는 유연하며 일반 섬유에 직조를 할 수 있어 가장 이상적인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섬유 기반 센서 소재들은 대부분 일반 섬유에 전도성 소재와 센서 소재를 혼합하여 코팅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저항이 높아 높은 전압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섬유와 코팅되는 소재들의 결합력이 떨어져 내구성에 문제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섬유 자체가 전도성을 가지는 그래핀산화물 섬유가 등장했다. 그래핀산화물(graphene oxide)은 흑연의 산화를 이용한 화학적 박리를 통해 얻는 탄소원자로만 이루어진 2차원 평면을 가지는 그래핀의 산화물 형태다. 그러나 그래핀 섬유는 후처리 공정이 필수적이며 유연성이 많이 저하되고, 공정 및 소재 비용이 많이 소요되어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이 지적되어왔다.

▲ (a) 개발된 TCNF/CNT 복합섬유 연속 방사 공정 모식도 (b) 미터스케일생산 제품 (c) 복합섬유를 구성하고 있는 마이크로/나노 크기의 기공 구조 이미지 (d) 복합섬유 소재 표면적 분석을 위한 BET 측정 결과

연구팀은 버려지는 멍게껍질로부터 나노셀룰로오스를 추출, 탄소나노튜브와 결합한 복합섬유를 제조하여 후처리 및 촉매가 필요 없는 이산화질소 센서 소재를 개발했다.

나노셀룰로오스(nanocellulose)는 녹색 식물, 다양한 형태의 조류 및 난균류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지구상에 가장 풍부한 유기 화합물인 셀룰로오스를 나노 수준으로 분해한 물질이며,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는 탄소원자로만 이루어진 원통형의 나노 구조체이다.

개발한 복합섬유는 기계적 강도와 유연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일반 섬유와 직조가 가능하며, 실제로 연구팀은 복합섬유를 삽입한 직물을 만들어 유해가스인 이산화질소를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미 산업화되어 있는 일반 습식방사법으로 복합섬유를 연속 생산할 수 있어, 향후 값싼 웨어러블 가스 센서를 상용화하는 데 있어 매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쓰인 소재 가격만으로 연구팀이 제조비용을 산출한 결과, 섬유 1m당 약 10원 미만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방법으로 제조된 복합섬유는 전도성, 다공성 그리고 이산화질소 가스에 대한 높은 선택성과 감도(ppb 레벨)를 제조 단계에서부터 원스텝(one-step)으로 보유하고 있다.

▲ (a) 개발된 TCNF/CNT 복합섬유의 유연성 확인을 위한 매듭, 꼬임 구조 형성 이미지 (b) 단일 복합섬유의 강도 확인을 위한 리프팅 테스트 (c) 일반 모직에 직조한 복합섬유(붉은색) 기반 센서 이미지 (d) NO2 가스의 농도에 따른 센서 검출 반응성 그래프

KIST 정현수 박사는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센싱 소재로서 갖춰야 할 기본 물성들을 재료의 복합화를 통해 효율적으로 한 번에 제조할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향후 이산화질소 외에 다른 유해가스 검출용 웨어러블 소재를 경제성 있게 개발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센서기술 분야는 고성능의 물성을 가진 신소재 개발을 시작점으로 두고 있다. 특히 가스 센서의 경우 구현해야 하는 기능적 스펙이 높고 가격 경쟁력 또한 갖추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분류된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일본, 미국, 유럽은 보유하고 있는 금속산화물 기반 반도체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센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경우 50% 이상의 센서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트릴리온 센서 시대를 앞둔 시점에서 국내 센서기술의 의존도 역시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팀이 개발한 복합섬유는 한국이 글로벌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나노 탄소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센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생산 단가 역시 경쟁력을 갖춘 기술로써 글로벌 센서 시장의 새로운 차세대 소재로서의 잠재력이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오픈리서치프로그램과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저널인 ‘ACS Nano’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KIST는 제조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 KIST-KAIST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복합섬유를 일반 섬유에 직조하고, 질소산화물 감지 테스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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