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첨단소재인 2차원 반도체성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SC-TMD) 화합물의 양자전기물성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계신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정수용 책임연구원, 김용성 책임연구원, 김학성 선임기술원으로 구성된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첨단소재인 2차원 반도체성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SC-TMD) 화합물의 양자전기물성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는 2차원 반도체의 상용화를 앞당길 측정기술로서, 그동안 이론적 예측으로 도출해온 물성값들을 정확한 측정으로 규명함에 따라 2차원 반도체의 응용성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기술은 반도체 특성을 결정짓는 원자결함상태의 에너지 분포를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 원자결함을 제어하여 반도체의 특성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가변 반도체 개발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황화텅스텐, 이황화몰리브덴 등이 대표하는 SC-TMD 물질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과 유사한 2차원 물질이다. 그래핀의 장점인 우수한 물리화학적 특징은 물론, 반도체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어 산업 응용 가능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SC-TMD 물질은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미래 반도체 기술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물질 자체가 가진 물리적 성질에 대한 비밀이 명확히 풀리지 않아 상용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SC-TMD 물질 내부에 존재하는 원자결함은 ‘양날의 검’과 같다. 원자결함이 만드는 결함상태(defect state)는 물질의 도핑 정도를 조절하고 ‘P형’, ‘N형’과 같은 반도체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지만, 동시에 전자 이동도를 억제하는 등 성능을 저해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즉, 원자결함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만 있다면 SC-TMD 물질은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신개념 소자로 탄생할 수 있다.

원자결함 제어의 첫걸음은 결함상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그러나 원자결함은 그동안 투과전자현미경(TEM)과 같은 시각화 장비로 관찰하는 데 그쳐왔다. 이미지만으로는 물질의 구조와 연관된 물성값을 제시할 수 없어 대부분 이론적 예측에만 의존했고, 이마저도 변수 설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값을 완벽히 신뢰하기 어려웠다.

▲ 육각질화붕소 박막, 흑연, 그래핀, SC-TMD 등 2차원 물질이 적층된 수직이종접합의 구조 및 광학현미경 이미지. 연구팀은 전자터널링분광법을 이 구조에 이용하여 SC-TMD의 양자전기물성을 정확히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은 육각질화붕소 박막, 흑연, 그래핀, SC-TMD 등의 2차원 물질이 적층된 수직이종접합 구조를 제작, 전자터널링분광법을 이용하여 SC-TMD에 대한 양자전기물성을 정확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밴드갭과 엑시톤 등 SC-TMD의 고유 물성값은 물론, 원자결함상태의 기원과 영향력까지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전자터널링분광법은 양자역학적 성질인 전자터널링 현상을 이용하여 에너지 변화에 따른 전자상태밀도 변화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계측 방법으로, 연구팀은 실험을 통한 측정 이후 이론적 검증방법인 제일원리계산을 통한 해석으로 측정값의 신뢰성을 극대화했다.

정수용 책임연구원은 “원자결함 제어의 가능성을 제시한 이번 기술은 2차원 반도체의 응용성을 폭넓게 확장시킬 것”이라며 “반도체의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양자컴퓨터, 스핀트로닉스와 같은 무궁무진한 미래 기술의 기반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KRISS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다.

▲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왼쪽부터 김용성 책임연구원, 김학성 선임기술원, 정수용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