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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1-03 11: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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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신문] 꿈의 물질이라 불리는 그래핀은 여러 가지 강점을 가지지만 탄소(C)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밴드 격차(band gap)가 없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질소(N)를 도핑해 그래핀의 단점을 극복하는 연구가 지속 중이다. 질소는 공기 중에 가장 많이 포함된 성분으로, 이를 이용할 수 있다면 값싸고 간편하게 질소가 도핑된 탄소체를 개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좌)와 가오펑 한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 연구팀이 쇠구슬(Ball Mill)을 이용해 공기 중에 있는 질소기체를 손쉽게 분해하고, 질소가 도핑된 탄소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기존 질소 도핑법에는 고온고압의 환경이 필요했는데, 이 방법을 사용하면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도 질소 도핑이 가능하다. 쇠구슬끼리 부딪힐 때 나오는 에너지 덕분에 온도와 압력의 제약이 줄어들었다.


그래핀은 전기가 아주 잘 통하지만, 전자의 에너지 구조인 밴드 격차(Band Gap)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반도체 같은 전자소재에서 전류 흐름을 조절하려면 밴드 격차의 크기를 달리해야 하는데, 그래핀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래핀에 다른 물질을 도핑해 그래핀 내부 전자의 에너지 구조를 바꾸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도핑하는 물질로는 질소가 가장 많이 쓰인다.


그래핀에 질소를 도핑하려면 먼저 질소기체(N₂)를 질소원자(N)로 쪼개야 한다. 그런데 질소는 원자 간 결합이 매우 강해 증기 증착이나 플라즈마 분해처럼 고온고압의 환경이 필요했다. 또 이런 방식을 이용해 그래핀에 질소를 도핑할 경우 함유량이 1% 내외에 그쳤다. 따라서 질소의 함유량을 마음대로 조절하면서 반응 조건이 단순한 공정 개발이 필요하다.



▲ 쇠구슬을 이용한 질소기체의 결합분해 방법 모식도. 쇠구슬끼리 부딪히게 되면 쇠구슬 표면이 활성화(activated surface)된다. 활성화된 표면에 질소 기체(N2)가 붙어 질소 원자(N*)로 분해되고, 일시적으로 팽창되어 있던 쇠구슬이 수축하면서 질소 원자 쇠구슬에서 떨어져 그래핀에 도핑된다.



백종범 교수팀은 저온저압에서 단순한 공정으로 질소를 도핑하는 데 ‘쇠구슬’을 이용했다. 통 안에 질소기체와 그래핀, 쇠구슬 여러 개를 넣고 강하게 회전해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통이 회전하면 쇠구슬끼리 부딪히면서 표면이 활성화되고,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쇠구슬의 탄성 에너지로 바뀐다. 이 에너지로 인해 일시적으로 팽창한 쇠구슬 표면에 질소 기체가 붙으면서 질소 원자 사이의 결합이 끊어지면서 분해된다. 팽창했던 쇠구슬이 압축하면 표면에 붙었던 질소가 원자 상태로 떨어져 나가는데, 이때 그래핀에 질소가 도핑된다. 통이 회전하면서 이런 반응이 반복되므로 그래핀에 더 많은 질소를 도핑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가오-펑 한(Gao-Feng Han) 박사는 쇠구슬의 재질과 크기, 회전속도, 시간을 조절해 질소를 그래핀에 도핑하는 최적의 조건을 찾아냈다. 그 결과 40℃에서 1bar도 안 되는 압력으로 16%의 질소를 그래핀에 도핑했다.


백종범 교수는 “낮은 온도와 낮은 압력에서 간단한 공정으로 질소가 포함된 탄소체를 만드는 방식이라 대량생산에 적합하고 경제성이 높다”며 “손쉽게 따라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물질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볼 밀에 질소기체와 아르곤 기체(대조군)를 넣었을 대 구슬 표면 반응 활성화 상태 비교. 질소 기체를 넣었을 때 쇠구슬 표면에 활성화 반응이 일어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번에 제시한 기술은 매우 낮은 온도에서 질소기체의 분해를 일으켜, 순수한 질소를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에 도핑하는 기술이다. 최근 전지, 디스플레이에 수요가 높은 질소가 도핑된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를 단순하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이기도 하다. 공기 중에 가장 많은 질소기체를 낮은 온도와 낮은 압력에서 단순한 볼 밀 장비로 손쉽게 질소로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이라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질소의 분해방법에 관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질소가 도핑된 탄소체를 합성할 수 있다면, 이미 많은 응용 분야에 적용 중인 그래핀과 같은 탄소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현재 값비싼 방식을 해결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질소의 분해방법을 제시하고 손쉬운 환경에서 높은 질소 함유량을 가지는 탄소체를 합성 방법을 개발하였음에 실험 규모에서 산업까지 적용까지가 매우 쉬워 대량생산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질소가 함유된 탄소체뿐만 아니라 질소의 도핑이 어려운 다른 구조체에도 적용 가능해 후속연구에 길잡이 역할이 할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 창의소재발견프로그램으로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1월 1일(금)자 온라인 게재 후 출판을 앞두고 있다.


권혁재 기자 hjk@mt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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