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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1-28 11: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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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김태성 교수 연구팀이 소금물과 같은 ‘전해질 용액’을 이용해 용액 내부의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소형장치를 개발했다. (좌측부터) 서상진 연구원, 하도경 연구원, 이경훈 연구원



[기계신문] 소금물 내부에 부분적으로 발생하는 농도 차이를 이용해, 용액 속 미세입자를 움직이는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김태성 교수 연구팀이 소금물과 같은 ‘전해질 용액’을 이용해 용액 내부의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소형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가 뒤섞인 세포에서 특정 성분만 골라내 분석하거나 오염수 성분을 파악할 때, 반도체에 쓰이는 양자점(Quantum dot) 재료를 합성해 똑같은 크기만 선별하는 상황 등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순수하게 전해질 이온 농도 차이에서 비롯된 힘으로 작동한다.


나노미터(㎚)에서 마이크로미터(㎛)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를 제어하는 기술의 활용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 약물 수송체 등과 같은 신물질 개발뿐 아니라 환경 모니터링과 현장진단, 체외진단 기기 등에도 미세입자 제어 기술이 쓰이게 된 것이다.


미세입자를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한 기술은 이미 다양하게 소개됐지만, 고압의 환경이나 전자장치 같은 외부장치가 필요해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기는 힘들었다.



▲ (a) 미세유체 채널 장치 모식도 (b) 실제 장치의 사진(왼쪽 위)과 나노 채널의 크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확산영동(diffusiophoresis) 기술’을 미세유체 채널에서 외부장치 도움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확산영동은 전해질에 녹아있는 용질의 농도가 영역별로 다른 ‘농도구배’를 이용해 대전(electrification)된 미세입자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확산영동 기술에서 미세입자는 ‘삼투압’과 ‘전기장’에 의한 힘을 받는다.


삼투압은 항상 용액 내 미세입자를 이온의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시키지만, 전기장에 의한 미세입자 이동방향은 사용하는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바뀐다. 예를 들어 소금의 경우 음이온의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온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곳이 음극, 농도가 높은 곳은 양극이 되어, 음전하를 띠는 미세입자는 이온 온도가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반면 양이온의 확산 속도가 빠른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전기장의 방향이 반대가 되어 미세입자가 이온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힘이 생긴다.



▲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미세입자의 농축 및 추출



연구팀은 이온만 통과할 수 있는 직경을 갖는 ‘나노채널’을 이용해 전해질 이온 농도 차이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 두 가지 힘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했다.


미세유체장치 내에서 미세입자에 작용하는 삼투압과 전기장에 의한 힘의 방향이 같으면 입자가 농축되고, 두 힘이 반대방향이면 전기력에 의해 농축된 미세입자가 추출된다.


이 미세유체장치를 이용해 소금물 내부의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음전하를 띠는 미세입자를 1시간 동안 300배 농도로 농축하는 데 성공했다. 또 전해질 종류를 바꿔 전기장 방향을 반대로 돌리자 농축된 미세입자를 10분 내로 추출할 수 있었다.


하도경 UN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미세입자의 크기에 따라 전기장과 삼투압의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종류의 입자를 농축·추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크기의 미세입자를 효과적으로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두 나노입자 혼합물의 분리. (a) 아세트산나트륨을 이용해 두 나노입자를 챔버 내에 나열시킨 결과 (b) 아세트산나트륨과 아세트산칼륨을 혼합한 용액을 이용해 선택적인 입자 추출을 통해 두 나노입자를 분리한 결과



김태성 교수는 “전해질 이온을 미세하게 조절해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확산영동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라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며 “이 장치는 제작과 작동이 간편하고 외부 동력도 필요 없어 가혹한 환경이나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직접 환경상태를 진단하는 일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로 나노 채널을 이용해 원하는 종류의 전해질 농도구배를 원하는 때에 형성해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제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전해질만을 이용해 단 하나의 장치에서 농축, 추출, 분리와 같은 다목적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소프트 리소그래피 방식을 이용해 만든 이 장치는 제작단계부터 구동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방식 대비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다.


단순히 정해진 전해질 용액을 주입하면 장치의 구동이 끝나기 때문에, 이 장치의 활용을 위해서 어려운 교육이 동반될 필요가 없다. 결과적으로 미세유체장치를 손쉽게 널리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문적으로는 전해질의 농도구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나노입자가 분리되는 다양한 경우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연구과제(중견연구, 기초연구실)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0월 10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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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기자 hjk@mt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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