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신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이웅, 오형석, 나종걸 박사 연구팀이 꿈의 미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인공광합성 기술 분야 실용화에 가장 높은 장벽으로 여겨지던 낮은 경제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를 가지는 화합물로 전기화학적 전환하는 e-케미컬 기술은 이산화탄소 저감과 신재생에너지를 연료형태로 장기 저장하는 기술을 동시에 만족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중에 방출하는 주범으로는 발전소, 시멘트공장, 석유화화학공장 등이 존재한다. 현재 이러한 시설들에 다양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전환 기술을 이용하여 탄소중립순환(carbon-neutral cycle)을 이루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수반되고 있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환원시켜 고분자 및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기반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환원반응이 등장하여 기존 화석연료기반 석유화학산업을 뒤흔들 수 있는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촉매, 전해질, 디바이스의 엔지니어링적 접근을 통해 이산화탄소 환원반응의 효율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수십 가지의 다양한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상용화기술로서 진지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 10여년 동안 이산화탄소 전환기술의 경제성에 대한 기술경제성평가(technoeconomic analysis)가 이루어져왔다. 경제적으로 봤을 때 선호되는 생산물과 요구되는 기술수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 시장가격과 경쟁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지난 연구들은 산화 전극에서 높은 전기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소발생반응을 고려하다 보니 전체적인 기술경제성이 좋지 못했다.

최근 이산화탄소환원반응과 유기산화반응을 접목시켜 산화환원전극 모두에서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산하여 경제성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제안되었다. 예를 들어 산화전극에서 바이오매스에서 추출할 수 있는 5-hydroxymethylfurfural(HMF)를 산화시키면 산소발생반응보다 훨씬 낮은 전기에너지만으로 패트병의 원료인 polyethylene terephthalate(PET)를 대체할 수 있는 원료인 2,5-furandicarboxylic acid(FDCA)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실제 실험실 수준에서 이산화탄소 환원반응으로 에틸렌을 생산하고 유기산화반응으로 글리세롤을 산화시키는 전기화학 디바이스 구현에 성공하여 산소발생반응 대비 53% 전기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을 규명하였다. 하지만 이 지속가능한 화학공장도 어떠한 생산물끼리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경제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이웅, 오형석, 나종걸 박사 연구팀이 e-케미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동시생산공정 기술을 개발하여 현재 시장가격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해냈다.

KIST 연구팀은 e-케미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동시생산공정 기술을 개발하여 현재 시장가격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해냈다. 기존의 e-케미컬 기술은 물과 이산화탄소를 투입하여 화학 원료를 생산하는데, 그 부산물로 산소가 생성된다. 산소는 경제적 가치가 없어 다른 곳에 사용하지 않고 폐기하는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경제성이 있는 후보물질을 탐색하기 위해 16가지의 이산화탄소환원반응과 18가지의 유기산화반응을 포함한 총 295가지의 전기화학적 동시생산공정에 대해 광범위한 기술경제성평가를 진행하였다.

생산된 물질의 수익성은 판매했을 때 공장의 생애주기 동안 총 이윤과 투자비용을 상쇄하는 균등화 화합물단가(levelized costs of chemicals, LCC)를 정의하고 현재 시장가격과 비교를 통해 판단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동시생산공정의 경제성은 어떤 이산화탄소 환원반응을 선택하느냐보다 어떤 유기산화반응을 선택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유기산화반응으로 바이오매스 산화반응을 선택할 경우 상당한 이윤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295가지의 전기화학적 동시생산공정의 특성을 각각 반영하여 자동으로 공정설계를 진행하고 132,768번의 공정시뮬레이션을 수행하기 위해 초구조 자동공정합성법(superstructure based automated process synthesis framework)을 새롭게 개발했다.

이웅 박사는 인공지능기술과 자동공정 설계기술을 적용하여 이 공정을 활용했을 때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화합물을 찾아냈다. 공정설계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고려하여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실제 산업 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e-케미컬 기술 연구의 총책임자인 KIST 민병권 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e-케미컬 연구를 실험실 수준에서 산업계의 관심으로 옮기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인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제안된 e-케미컬 공정설계안 및 기술경제성평가 방법론은 e-케미컬 분야뿐 아니라 유사 분야인 인공광합성 및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종합 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Editor’s Highlight Article’로 온라인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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